- 800억 원 이상 자금 마련 조건 내세워

[SR(에스알)타임스 임재인 기자] 이스타항공이 파산 위기에 빠졌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측에 “열흘 내 선결 조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M&A(인수합병)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이 요구한 선결조건은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 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를 임차하는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채무(3,100만 달러·약 373억 원)를 지급 보증한 사안을 해소하고 ▲2~5월 이스타항공 임직원에게 체불한 임금(240억 원)과 ▲조업료·운영비 등 그간 이스타항공이 연체한 각종 미지급금 등을 책임져야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건을 모두 해결하려면 이스타항공은 열흘 이내 800억 원 이상을 마련해야 한다.

제주항공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발송한 건 지난달 30일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선 공문을 발송했기 때문이다. 이 공문에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각종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상황을 알렸다.

1일 제주항공이 발송한 공문은 이스타항공의 공문이 인수합병 선결 조건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보고 열흘 이내에 이를 해결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결국 M&A를 사실상 파기하겠다는 의사나 다름 없어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조종사노조는 이날 오후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오는 3일부터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단기간에 800억 원의 자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황에 완전자본잠식(-1,042억 원·1분기 기준)상태다. 또한 이스타항공 임직원에 2월부터 5개월 동안 임금이 체불된데다 협력사에도 대금을 연체중인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노사 간담회에서 이스타항공은 이미 “법정관리 돌입 시 기업 회생이 아닌 기업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열흘 후 이스타 항공이 파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고 난색을 표하는 상태다.

▲이스타-제주항공 로고 ⓒ각 항공사 로고
▲이스타-제주항공 로고 ⓒ각 항공사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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