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종사노조 "검찰에 이상직 의원·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 고발할 것”

[SR(에스알)타임스 임재인 기자] 지난달 29일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지분 헌납’ 발표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갈등의 골이 격화되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 의원의 ‘지분 헌납’ 발표에 따라 M&A 진행 건을 놓고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이 각축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M&A에 속도를 내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제주항공은 “공문이 오면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 의원의 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헌납 방식이나 방법 등이 정해지지 않은데다 헌납으로 인해 계약 주체가 이스타홀딩스에서 이스타항공으로 변경돼야 하는 문제에 대해 곤혹스럽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이 모든 문제가 양사의 협상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이후 1,7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이는 임금체불이 해결된 후의 계획이라며,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금융이 지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양사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생사가 달린 체불 임금 해결은 고사하고 M&A 성사를 위한 선결 조건 이행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M&A 이전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 외에도 선행 조건이 몇 개 더 있다"며 "세부 내용은 계약상 비밀 유지 의무 때문에 밝힐 수 없으나, (이스타항공에) 이 선행 조건들을 해결해달라고 6월 중순에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와 해외 결합심사 승인 외에 선결 조건은 사실상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이스타항공은 회사와 노조 간 갈등까지 불거지며 악화된 상황을 맞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말 직원 1,600여 명이 각각의 부문에서 투표를 통해 선출한 근로자 대표단 5명이 사측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현재 강경 투쟁을 이어가는 조종사노조에는 220여 명이 속해 있다.

앞서 근로자 대표단은 "대다수 직원은 (조종사 노조 집행부와 달리) 당장의 강경한 투쟁보다 정상적이고 빠른 인수 성사로 인한 안정적인 미래를 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종사노조는 이 의원의 책임을 끝까지 묻기 위해 계속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또 노조는 이번주 내로 이상직 의원과 이 의원의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를 업무상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스타항공의 M&A 이행 압박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제주항공 측이 다소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면서 딜이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제기되어, 하반기 중 파산 위기까지 직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우한 바이러스)사태로 지난 3월부터 모든 노선을 비운항하며 자금사정이 악화해 완전 자본잠식상태까지 이르렀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 로고 ⓒ각 항공사
▲제주항공&이스타항공 로고 ⓒ각 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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