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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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최고높이 열기구 비행 실화에서 영감 얻어 제작

-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에디 레드메인’·’펠리시티 존스’ 주연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과거 역사 속에서 인간은 하늘을 날고 싶다는 열망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었다. 하지만, 하늘을 향한 동경은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의 날개’처럼 오랜 세월 동안 한계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던 인류는 20세기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가 최초 동력비행에 성공함으로써 창공을 자유롭게 날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대적 개념의 로켓을 처음 개발한 로버트 고더드의 기술을 기반으로 인류는 마침내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고대부터 우러러보던 달 위에 족적을 남길 수 있었다.

'톰 하퍼' 감독의 영화 ’에어로너츠’(원제 The Aeronauts, 6월 10일 개봉예정)는 19세기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열기구 비행을 통해 기상예측 연구와 함께 세계최고 높이 비행기록 달성을 목표로 하는 기상학자 '제임스 글레이셔’(에디 레드메인)와 열기구 조종사 ‘어밀리아 렌’(펠리시티 존스)의 도전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1862년 실제 있었던 열기구 비행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으며, ‘리처드 홈스’의 소설 ‘하늘로의 추락’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제임스 글레이셔'는 실존인물이지만 '어밀리아 렌'은 열기구 조종사 ‘소피 블량샤르’를 모델로 만들어낸 가공 인물이다. 영화적 각색이 가미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열기구 비행은 서커스와 다름없는 큰 볼거리 행사였다. 그러나 목숨을 걸어야할 만큼 당시 열기구 비행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대단히 위험한 도전이기도 했다. 

열기구 조종사인 '어밀리아'에게 비행은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닌 삶의 이유다. 때문에 그 안에서 그녀의 강인한 캐릭터 특성이 완성된다.

서바이벌 영화 장르에 걸맞는 '어밀리아'의  활약은 ‘그래비티’(2013)의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의 그것에 비견된다. 그녀는 강한 정신력과 체력적 능력을 갖추고 이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독보적인 캐릭터의 위치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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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비행 전에 “언젠가 달에 도달해 ‘스타 더스트’를 가지고 돌아올지도 모른다”며 인류의 우주 진출을 예언하는 대사는 의도된 중의적 표현일지 모르겠으나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에서 진 어소 역을 맡았던 '펠리시티 존스'의 모습을 겹쳐 떠오르게 한다.

또 다른 주인공인 천문학자이며 기상학자이기도 한 '제임스'는 기상예측이 가능하다고 믿는 과학자다. 하지만 특정 영역의 선구자들이 늘 그러했듯 그의 이론 역시 기성세대인 영국 왕립 학회 과학자들에게 망상에 불과하다는 소리를 들어야했다.

“우리는 과학자이지 점쟁이가 아닐세”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신념을 관철한다. 그는 혼란 속에도 반드시 질서가 있기에 예측이 가능하며, 자신의 연구가 가뭄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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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열기구 비행, 흥미로운 소재와 시각적 만족감

강인한 생존능력을 가진 리더와 인류애 넘치는 선한 인품의 과학자가 콤비를 이뤄 탐험과 모험에 나서는 조합은 어찌보면 진부하다 할 수도 있는 전형적인 어드벤처 영화의 설정이다. 하지만 19세기에 펼쳐지는 열기구 비행이라는 다소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운 설정이 더해져 궁금증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다.

여기에 더해 ‘사랑에 대한 모든 것’(2014)에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역과 그의 아내 ‘제인 와일드 호킹’ 역을 맡아 큰 호평을 받았던 '에디 레드메인'과 '펠리시티 존스'가 다시 한번 이 작품을 통해 주연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것은 화제가 될만 하다. 두 배우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본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

다만, 하늘 위에서의 긴장감과 액션을 잘 살린 압도적인 시각연출 장면들과는 대조적으로 지상에서의 회상 장면에서는 드라마적 요소가 적어 상대적으로 몰입감이 부족하다. 또 두 주인공 사이의 감정변화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연출에는 큰 점수를 주기 어렵다.

한편, 아마존 스튜디오가 제작투자한 영화 ’에어로너츠’는 고공에서의 주요 장면을 아이맥스(IMAX)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에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대기권과 구름의 생생한 모습을 시각적인 쾌감이 느껴질 만큼 훌륭하게 담아냈으나, 아이맥스 상영은 기대하기 어려워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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