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ATM 기기 ⓒ연합뉴스TV화면 캡쳐
▲시중은행 ATM 기기 ⓒ연합뉴스TV화면 캡쳐

- 코로나19로 대출 확대…자본 확충 절실

- 은행채 선호도 ↑…“안전자산 선호심리 작용”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들이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대출수요에 부실채권 증가 우려가 커졌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한 행보다. 금융감독 당국은 BIS비율을 11.5%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4일 금융업계 따르면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5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71조3,6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말보다 한 달 새 7조4,329억 원 증가한 액수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증가 폭이 가장 컸던 때는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에 본격적인 금융 지원이 시작됐던 지난 4월(8조4,379억 원 증가)이었다. 위험자산(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은행의 대표적 건전성 지표로 평가되는 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지속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조사대상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전 분기 대비 평균 0.56%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권에서는 아직 연체율 등에 있어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며 대출 잔액 역시 감당 가능한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가 장기화 될 경우 리스크 관리와 관련 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폭락, 미·중 무역 갈등과 같은 글로벌 경기 하락과 라임사태와 같은 금융 사고로 인해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음에 따라 수요예측에서 기대이상으로 흥행하고 있단 것도 시중은행이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늘리는 이유 중 하나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28일 KB국민은행은 3,500억 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에서 4,900억 원 응찰이 몰려 당초 계획 대비 1,000억 원 증액된 4,500억 원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발행 추이를 보면 지난 2월 KB금융 4,000억 원, 우리금융 4,000억 원, 신한은행 2,900억 원 등이 발행됐다. 이어 3월~5월 사이 우리은행 3,000억 원, 기업은행 4,000억 원, 하나은행 3,000억 원, 농협은행 4,000억 원, 하나금융 5,000억 원, 국민은행 4,500억 원 등이 발행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행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5년 이상 후순위채권은 발행 시 채무액을 은행 보완자본으로 허용하고 있다”면서 “10년물 후순위채는 5년까지 발행액 전부를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6년 차부터 20%씩 줄어들어 만기 시 전액 차감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자본증권은 발행액 전액 자본으로 인정되는데, 이 같은 행보는 대외불확실성에 따라 지속될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은행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데다 5월 들어 금융 시장 분위기가 안정화되는 분위기가 한 몫 거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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