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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금리·코로나19 여파…채권평가이익 거두기

- “초저금리 적합한 자산운용 전략 재수립해야”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매도가능증권이 지난해 말보다 3개월 사이 6조5,000억 원 이상 늘었다. 초저금리에 맞춰 자산 불리기에 나서면서 만기보유증권 규모를 줄이는 대신 매도가능증권을 대폭 늘린 것이다. 금리 하락 시에 매도가능증권을 보유하면 평가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인데 코로나19(우한바이러스) 확산과 제로금리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보험사들의 이러한 회계처리도 통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10개 손보사의 매도가능증권 규모는 133조3,8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26조8,443억 원)보다 6조5,405억 원(5.2%) 증가한 액수다.

반면 만기보유증권 규모는 23조6,365억 원으로 지난해 말(27조2751억 원)보다 3조6,386억 원(3.3%) 감소했다.

이는 한화손보와 농협손보, KB손보 등의 매도가능증권 액수 증가 영향이 컸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말 5조5,261억 원에서 3개월 사이 4조6,281억 원(83.7%) 가량 늘어난 10조1,542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같은 기간 KB손보는 10조2,597억 원에서 11조483억 원으로 3개월 사이 7,886억 원(7.6%) 늘었고, 농협손보는 3조2,739억 원에서 3조8,985억 원으로 6,246억 원(19.1%) 증가했다.

아울러 현대해상이 지난해 말 19조3,446억 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19조7,361억 원으로 3,915억 원(2.0%), DB손보가 22조8,141억 원에서 23조453억 원으로 2,311억 원(1.0%) 늘었다.

보험업계에서는 저금리 고착화 속에서 채권평가이익을 거두기 위해 손보사들이 매도가능증권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통상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면서 만기까지 보유할 증권인 만기보유 금융자산과 중도에 매각할 증권인 매도가능 금융자산으로 구분한다.

금융자산을 만기보유 계정으로 분류하면 장부가격과 이자만 반영되지만, 매도가능증권 계정에 쌓으면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이 더해진다. 이에 저금리 상황에서 매도가능 계정으로 자산 재분류를 하면서 채권평가이익이 통해 자본확충 효과를 보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매도가능증권 계정에 담으면 채권평가이익 발생으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실효하한에 다다른 기준금리가 더 떨어질지 알 순 없지만 금융자산 계정을 재분류하면 3년 간 변경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만큼 한시적 대책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악재로 기준금리가 0%대에 한동안 머물 것으로 보이는데, 이차역마진 부담이 커진 만큼 제로금리 시대에 적합한 자산운용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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