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걷기
다만 걸어갈 뿐
풍경은 놓여진 길에 의지해 달라지네
그 길 위에서 나는
가끔 시를 쓰네
느리게 느리게 더 느리게
걸어가네
바람에 밀려가는 꽃잎보다도
느리게
팔랑이며 날으는 나비보다도
느리게
게으르고 늘어진 내 심장보다도
더 느리게 걸어가네
만화경 같은 풍경이 지나가네
걸음보다도 더 빠르게 지나가네
꽃잎보다 나비보다 게으른 내 심장보다도
더 빠르게 지나가네
느린 길 위에 그림자 나란히 서 있네
포노 아티스트(phono artist) 우석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