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경제&라이프] 날개꺽인 항공업계…처참한 1분기 실적표

- 주요 항공사 일제히 영업손실 기록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 손실을 화물에서 일부 상쇄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코로나19(우한 바이러스)로 직격탄은 맞은 항공사들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예상대로 대형항공사(FSC), 저비용항공사(LCC) 가릴 것 없이 마이너스 성적을 기록했다. 임원 임금 반납, 휴업 조치 등 경영난을 극복하려는 항공사별 자구책이 진행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본격화한 2분기가 더 문제라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별도재무재표 기준 올 1분기 56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3조415억 원)보다 22.7% 떨어진 2조3,522억 원이다. 당기순손실은 6,92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적자폭이 늘었다.

1분기 5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노선 및 여객 감소를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이번 분기 2,4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화물 부분에서 실적 증가와 함께 유류비, 인건비 등 영업비용 감축으로 손실 규모를 최소화했다.

여객 사업 부문에서는 전년 대비 실적이 29.5% 줄었지만 화물 사업에서는 3.1% 증가했다. 유휴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용하고 화물적재율을 개선하는 등에 따른 결과다.

대한항공은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전 임원 월 급여 50% 반납, 직원 70% 6개월 휴업 등 자구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유동성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08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매출액은 1조1,2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줄었으며, 당기순손실도 5,49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도 여객 사업의 손실을 화물 사업이 일정부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운항편수는 기존 계획대비 8% 수준에 그친 반면, 화물 사업에서는 반도체·컴퓨터 등 IT 품목 수출 증가로 수송 물량이 늘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임원 임금 반납, 전 직원 무급휴직 등 전사적인 자구책을 펼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도 일제히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은 영업손실이 657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으며, 매출은 같은 기간보다 41.6% 급감했다.

진에어도 올 1분기 매출 1,438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났으며, 영업손실도 312억 원으로 적자전환됐다. 티웨이나 에어부산도 각각 222억 원, 385억 원 영업손실을 봤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 한국발 비행기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국내 여객 수요도 회복도 더뎌 2분기에도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