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사과문에는 경영세습 철폐, 준법, 노동문제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지만, 이는 곧 하나의 이야기로 통한다. 변화하는 삼성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진행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 등 세가지 의제에 대한 이 부회장의 개선 방안이 담겼다.

가장 이슈가 되는 사안은 이 부회장이 더 이상 ‘경영세습’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병철 창업 회장,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까지의 경영 승계를 마지막으로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넘기지 않고 중단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그간 국내 대기업의 경영세습은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자질이 의심되는 인물이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벌어지는 문제점들을 우리는 심심찮게 목격해왔다.

지난 수년간 이 부회장과 관련된 법적 리스크의 중심에도 경영승계가 얽혀 있었다. 이날 이 부회장이 반성했던 에버랜드 전환사채,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 그리고 국정농단과 관련된 뇌물혐의 등도 경영권 승계와 무관치 않다.

때문에 이 부회장의 경영 세습 철회(?)가 담는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과오를 자신 세대에서 끊겠다는 의지도 담겨있어 보인다. 이번 논평에 대해서 삼성 준법위가 “의미 있다”는 논평을 낸 것도 방향성 자체는 기대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재계에도 긍정적인 선순환을 기대해 볼 수도 있게 됐다. 이날 이 부회장 역시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 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경영세습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타 대기업에도 적용되는 얘기다.

최근 삼성의 행보에는 ‘NEW 삼성’을 지향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코로나19 복구를 위한 대규모 지원부터 협력사 상생지원, 총수의 대국민 사과까지, 그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삼성의 모습에 대한 반성적인 성격도 있어 보인다. 그만큼 달라진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2~3개월 간의 위기 상황에서 국가에 대한 자긍심과 삼성 총수로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이제는 실천할 일만 남았다. 이 부회장의 말처럼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