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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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코로나19(우한 바이러스) 폭격을 맞은 건설사들이 한껏 움츠리고 있다. 사실 1분기는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본게임은 2분기부터라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발주 물량이 줄어들고 국내에서도 주택 분양 일정이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소에서 내놓는 전망도 어둡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의 부동산 경기 파급효과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부동산 거래량이 19.8% 감소하면 연간 민간소비지출의 실질 금액이 3조2,000억 원 하락하고 부동산 산업은 생산유발효과 4조6,000억 원, 부가가치 12조2,000억 원, 고용 10만명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부동산 시장 하락은 이제 시작 단계이므로 선제적인 정책 수단으로 경제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시장 전문가와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주택시장이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난 것과 같은 'U'자형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위기를 대비하는 건설사들의 전략은 '절약'이다.

통상 기업들은 경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부동산을 매각하고 현금부터 확보한다. 불황기에 튀어나올 수 있는 악재를 대비한 '실탄'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이미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호반건설을 제외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11개 건설사의 현금성 자산은 약 15조3,000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7% 이상 늘어났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의 경우 현금성 자산은 2조5,000억 원에서 2조7,000억 원에 달하며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도 1조 원이 넘는다. 

이 시기 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은 2018년에 비해 4.8% 떨어졌다. 5대 건설사로 한정하면 11%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2018년도 5대 건설사 영업이익은 그전보다 평균 75% 올랐다.

올해도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자 건설사들은 전사적인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임원 월급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차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한화건설도 그룹 방침에 따라 임원 36명의 급여 20%를 반납한다. 한화그룹은 이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롯데건설 또한 그룹 비상경영에 맞춰 기존 사업장 상시 모니터링·신규 사업장 리스크 최소화·예산 관리 강화·외환 및 유동성 위기 대비 등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몸집 줄이기로 위기를 버텨낼 순 없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정부가 대규모 자금 지원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건설업계에도 연착륙을 위한 선제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대한건설협회에서는 올해 감소가 예상되는 건설투자 10조 원을 보완할 수 있도록 공공투자가 포함된 추경 편성, 내년 SOC 예산 5조 원 이상 확보 등을 골자로 하는 '한국형 뉴딜' 정책을 정부에 건의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3%로 전망된다. 기존 2.1%에서 1.8%p 내린 것이다. 올 1분기도 -1.4% 성장률로 집계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4분기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가 '기업 위기→가계소득 감소→소비 침체→기업 위기 악화'의 악순환 사이클에 빠지지 않도록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물론 그전에 개별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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