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 중앙회 부채 1년 새 149억↑…지난해 회사채만 2조6,700억 원

- 농협금융, 매년 3,000~4,000억 원 지원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농협중앙회의 부채가 1 년 새 149억 원 불어나 13조원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농협중앙회의 사업지원을 위해 자회사인 농협금융이 해마다 3,000~4,000억 원이 넘는 돈을 지원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협금융이 출범한 이후 사실상 농협중앙회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권 영향 아래에 있어 경영상 간섭이 지나치단 것이다. 조직 경쟁력을 키우고자 8년 전 단행한 신용‧경제부분 분리(이하 신경분리) 정신에 어긋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협중앙회의 사업부채는 13조3,072억 원으로 전년 말(11조8,180억 원) 대비 12.6%(149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회사채로 끌어다 쓴 빚이 2조6,700억 원 발생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빚인 유동부채가 1조8,377억 원에서 2조9,912억 원으로 62.8%(1조1,535억 원)늘었다. 비유동부채 역시 9조9,802억 원에서 10조3,160억 원으로 3,358억 원(3.4%)이나 증가해 가파른 부채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상태의 농협중앙회를 금전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자회사는 농협금융 뿐이다. 신경분리 후 경제 사업을 담당하는 농협경제지주의 경우 연간 당기순이익이 아직 수백억 원에 불과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자회사들을 보면 농협정보시스템과 농협네트웍스의 연간 순이익은 수십억 원 대에 그친다.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으로부터 농업 지원 사업비라는 명목으로 해마다 수천억 원 대의 돈을 받아 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명칭사용료라고 부르다가 논란이 일자 사업비 개념으로 이름을 바꿨다.

실제 농협중앙회가 해당 항목을 통해 농협금융으로부터 받아간 돈은 최근 6년 동안에만 2조원을 웃돌았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3,315억 원 ▲2015년 3,525억 원 ▲2016년 3,834억 원 ▲2017년 3,628억 원 ▲2018년 3,858억 원 ▲2019년 4,136억 원 등으로 총 2조2,296억 원이다.

농협중앙회는 농업 지원 사업비를 단위 농협의 교육사업과 구매사업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농협법에 근거해서 직전 3년간 연평균 매출액의 최대 2.5% 범위 안에서 분기마다 거둬들이고 있으며, 연평균 매출액 10조원 이상이면 1.5~2.5%, 3조원 이상이면 0.3~1.5%, 3조원 미만은 0.3% 밑으로 분담금 부과율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향후 자본적정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단 것이다. 농협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을 보면 지난해 말 152조2,569억 원을 기록해 전년(143조6,717억 원)보다 8조5,852억 원이나 증가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여파로 농협은행을 통한 각종 금융지원에 나서다 보니 적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단 것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위험가중 자산은 115조3,683억 원으로 5.6% 증가했으며 BIS자기자본 비율은 0.35% 떨어진 15.19%를 나타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농협중앙회의 인사권 행사를 보면 재연임에 성공한지 석 달 만에 이대훈 전 은행장이 물러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새판짜기도 중요하지만 신경분리 체제하에서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인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력을 위해선 금융사의 보편성을 더 깊이 고민해야 하며, 무작정 상납을 받기보다 자회사의 자본여력과 적정성 등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