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 현황
▲한진칼 지분 현황

- 의결권 자문사 3곳, 조원태 손 들어줘
- 조현아 “항공기 리베이트 관련 관여한 바 없어”
- 3자연합, 의결권 행사 가처분신청 주총 전 결과 나올 예정

[SR(에스알)타임스 신유림 기자] 한진칼이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조원태-조현아 남매간 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18일 한진칼에 따르면 이번 주총 안건으로는 ▲제7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건 ▲사외이사 선임 건 ▲사내이사 선임 건 ▲기타비상무이사 함철호 선임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정관 일부 변경 건 ▲정관 일부 변경 건(그레이스홀딩스·조현아·대호개발 제안) 등이다.

조원태 연합과 反조원태 연합인 조현아 ‘3자연합’간 세력다툼이 고소고발전도 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경영권을 결정할 이번 주총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조원태 연합, KCGS·ISS “조원태 선임 찬성”···카카오 지분1% 변수로 떠올라

의결권 자문사들은 잇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지난 14일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이어 ISS도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으며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 부문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이들에 대해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경험과 경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조현아 3자 연합의 후보 중에서는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에 대해서만 찬성 의견을 냈다.

또 18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조 회장 연임에 찬성안을 냈다.

이같이 의결권 자문사들이 조회장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지난 16일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을 1% 이하로 떨어뜨리며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은 조 회장 측이 33.45%, 3자연합이 31.98%로 집계됐으나 조 회장 측의 카카오 지분 1%가 빠져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0.47%로 줄어들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한진그룹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나 백기사 등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조 회장 측에 서지 않고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조 회장 측은 조현아 3자연합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조 회장 측은 3자연합의 일부 지분이 의결권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지분은 반도건설의 지분 8.28% 중 3.28%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5% 이상 주식 보유 시 보유 목적을 금융위원회와 증권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 지분 5%를 넘겼다고 공시했으나 보유목적은 단순 투자였다.

하지만 그전에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조 회장과 이명희 정석학원 고문 등을 만나 한진그룹 명예회장 임명, 임원 선임권한 부여 등을 요구해 사실상 경영에 참가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조 회장 측은 이를 허위 공시로 판단해 지분 3.28%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 조현아 연합,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승패 갈릴 듯

지난 17일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며 3자 연합의 손을 들어줬다.

서스틴베스트는 “2018년 8월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제재는 조 회장의 비정상적인 경영 행태에서 촉발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항공이 항공 관련법 위반으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76억 원의 국토부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대표이사의 일부 감독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진칼 이사회 측이 제안한 박영석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했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인 박 후보가 사외이사로 재직할 경우 이해 상충 여지가 있어 직무에 충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3자연합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하도록 권고한 의결권 자문사를 비판했다.

3자 연합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ISS 등 일부 자문사가 한진칼 이사 후보에 찬성 의견을 낸 것은 자체적인 기준에 어긋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서스틴베스트를 제외한 자문사들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3자연합은 카카오가 조 회장 측 지분에서 제외되기만 해도 큰 이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3자연합 측은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들과 반도건설 계열사들이 한진칼 주식을 장내 매수 방식으로 추가 취득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3자연합의 지분율은 총 40.12%가 됐다.

또한 같은 날 KCGI는 법원에 한진칼 주주총회의 검사인을 선임해달라고 신청했다.

앞서 3자연합은 조 회장 측의 금감원 조사 요청에 대해서도 법원에 이 지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가능하게 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낸 바 있다.

이밖에도 3자연합은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3.8%를 문제 삼고 있다.

3자연합은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한진칼 지분을 살 때 회사 임원들이 결재를 한 뒤 지분을 매입했고 그룹 총수의 영향력 안에 있는 지분이므로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며 하지만 “특수관계인으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가처분신청 결과는 주총 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법원의 결정과 지분 2.9%를 가진 국민연금의 뜻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변수도 있다. 바로 대한항공의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이다.

3자연합 측 이사 후보들은 지난 17일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재차 촉구했다.

이사 후보들은 입장문을 통해 “대한항공은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 리베이트 문제에 외부 감사를 의뢰하고 관련된 고위 임원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자연합은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하라고 수차례 촉구해왔다.

여기에 정치권도 나섰다. 민생당 채이배 의원은 18일 ‘대한항공 에어버스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항공기 리베이트 건은 있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이라며 “리베이트와 관련해 어떤 불법적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향후 위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책임과 처벌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과정에 떳떳하고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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