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매입 유력···채권단, 수의계약 체결로 가닥

▲ 박심구 금호아시아그룹 회장
 
[SR타임스 장세규 기자] 금호산업 매각이 ‘불발’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품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단이 박 회장과 직접 수의계약 형태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30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는 금호산업 매각과 관련, 재입찰을 하지 않고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과 직접 수의계약 형태로 매각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운영위는 박 회장과 수의계약을 맺는 안건을 이르면 5월 초 열리는 채권단 전체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박 회장과 수의계약 여부 등 일정 확정을 위해 채권단 가운데 75%의 동의가 필요하다.
 
채권단은 박 회장과 수의계약 형태로 매각을 진행하게 될 경우 채권단이 생각한 가격을 직접 제시할 방침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점을 감안해 최소 7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 스스로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은 2000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을 놓고 양측 이견차가 너무 클 경우 수의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주도권은 박 회장이 쥐고 있는 상태다.
 
채권단이 7000억원을 제시하면 박회장은 6100억원을 준비하면 된다. 박 회장은 채권단 보유 지분 57.48%가운데 50%+1주만 인수하면 되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프리미엄은 최근 발생한 기업 인수·합병(M&A)에서 붙은 것을 기준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에 대한 기준은 박 회장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적정가치부터 다시 산정하기로 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박 회장과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 29일 채권단은 김상열(54) 호반건설 회장이 단독 응찰해 써낸 인수가 6007억원을 기대에 못 미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본입찰 마감 직후 채권단 운영위원회에서는 “호반건설 응찰액이 예상보다 크게 낮았는데 재입찰을 해봐야 마찬가지다. 괜히 시간만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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