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왜 저 편백나무는 웃고 이 편백나무는 찌푸리는가
왜 파도는 반복해서 바위를 때리고 쓰다듬는가
왜 저녁에는 허무하고 아침에는 평온했는가
왜 어떤 글은 사라지고 어떤 글은 남는가
왜 남의 글과 말과 권위에 흔들리는가
왜 나는 항상 바위처럼 앉아 있는가
왜 꽃은 늘 피어나고 단풍은 늘 지는가
왜 오롯이 살지 못하고 그림자로 사는가
왜 우주의 인연은 꽃으로 피어나지 못하는가
왜 태양은 악당의 이마에도 따스하게 내리는가
왜 이 편백나무는 웃고 저 편백나무는 찌푸리는가
포노 아티스트(phono artist) 우석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