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기업은행

- "노조추천이사제, 의사결정 지연 제도다"

- "방만 경영 막을 수 있는 유일 제도"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IBK기업은행 노사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금융권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앉히는 제도다. 노조는 대외적으로는 이 제도를 통해 조직의 방만 경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속내는 금융권 노조의 사측에 대한 요구사항을 더욱 쉽게 관철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노사 합의사항에 따라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자리에 노조가 추천하는 인물을 선임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관련 사항을 검토 중이다.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기업은행은 행장이 사외이사를 제청하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권 전반에선 이미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논의가 끊이질 않았다. 지난 2017년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까지 매년 노조가 선임한 인물을 사외이사에 앉히려 했지만 모두 주주총회에서 무산됐다. 또 금융공공기관의 경우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의 반대로 승인되지 않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추천이사제가 활성화 될 경우 직무급제 도입이나 임금체계 개편, 인력 구조조정 등이 어려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금융산업을 보는 인식 자체가 부정적인 마당에 노조 성향의 이사가 있을 경우 혁신안 자체의 도입 논의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도 노조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놓고 반대하지 않지만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나 정부도 합의안에 따라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본다”며 “만약 방침을 바꿀 경우 4월 총선 국면을 활용해 정치 쟁점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노조는 윤종원 행장에 대해 27일간의 출근저지 투쟁을 벌인 끝에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