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규 전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사진 왼쪽), 여원구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 ⓒ농협중앙회
▲최덕규 전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사진 왼쪽), 여원구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 ⓒ농협중앙회

- 영남권, 최덕규 전 7선 조합장…“조합장 출신 5인 부회장 제도 신설”

- 경기권, 여원구 조합장 ‘다크호스’…“상호금융 독립법인 설립”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전국 230만 농민대표인 24대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4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지역별 대의원 조합장 292명의 투표로 치러진다. 본선에 10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만큼 치열한 선거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27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오는 31일 간선제로 치러질 예정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농업계 최대 화두는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결정이다. 이로 인한 보조금 축소, 관세율 조정 등으로 농가소득 감소에 대해 농협중앙회장의 정부정책 조율 역할은 여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지역농협 출신 원로들은 후보자 개인의 경륜과 인지도를 차기회장 선택을 위한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지역농협 출신 원로는 “이번 선거에서 대의원 조합장 표가 가장 많은 지역은 영남과 호남”이라면서 “이 지역 표를 합하면 53%에 달해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문서가 나도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B지역농협 출신 원로는 “일선 조합의 세평을 들어보면 경륜과 묵직함을 갖춘 영남권의 최덕규 전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이 우세한 편”이라며 “대의원 조합장의 표심을 단정할 순 없어도 공약을 통한 최 전 조합장의 진정성 있는 지지호소가 통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교체론에 따른 경기권의 강세 역시 무시할 수 없는데, 여원구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이 다크호스로 부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 영남권, ‘관록’ 최덕규 전 조합장…“지역 농·축협 위한 1조 원 조성”

최덕규 전 조합장은 1973년 출범한 가야농협에서 공채 1기로 농협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 1990년 만 39세의 나이로 최연소 민선 1기로 선출돼 7선 조합장 재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또 농협중앙회 이사를 3번 역임했고, 경남도농협운영협의회 의장, 농협APC운영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그의 주요 공약은 농협중앙회 조직의 축소다. 조합장 출신 5인 부회장 제도를 신설해 권한을 축소하고 여유 인력과 자금을 지역 농·축협 지원에 사용하겠단 것이다. 특히 200여개에 달하는 품목 농‧축협과 인삼협의 경영자립 지원을 위한 1조 원 기금 조성 계획안도 눈에 띈다.

최 전 조합장의 세평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이번 선거에서 대의원 조합장의 표가 영남권(31%)이 가장 많기에 대구‧경북지역과 부산‧울산‧경남지역 농협에 특정후보 비방문서가 돌았는데 묵묵히 자신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직전 선거에서 김병원 전 23대 회장을 공식지지 했는데, 이를 두고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온 상대후보가 비방전을 펼쳐도 대의원 조합장에게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호소하는데 여념이 없어 묵직하단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 경기권, ‘다크호스’ 여원구 조합장…“상호금융 독립법인 설립할 것”

경기권에 새바람을 일으킨 후보는 여원구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이다. 그는 최근까지 농협중앙회 이사를 역임했고, 4선 조합장 이력도 갖췄다. 또 농협중앙회 경기도조합운영협의회 의장, 전국 친환경농산물 의무조금관리 위원회 감사 등을 지냈다. 

여원구 조합장이 내세운 주요공약은 상호금융 수익극대화를 위해 독립법인을 설립하겠단 것이다. 또 사료 및 조사료의 안정적 공급과 농업 생산비 절감을 위해 자회사인 ‘농협사료’의 업무를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로 이관하겠단 구상도 밝혔다. 신속한 의사결정체계를 마련하겠단 취지다.

여 조합장은 양서농협을 타 조합의 견학장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모범적으로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선거에 출마한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에 비해 다양한 면에서 새롭단 평가를 받고 있다.

C지역농협 출신 원로는 “이성희 전 조합장은 직전 선거부터 도시농협 출신으로 농정현안에 밝지 못하단 평가가 따라다녔다”면서 “STX 조선해양 등 조선3사 부실 투자 사태(익스포저 5조 원)가 이 전 조합장이 감사위원장으로 재직(2010~2016년)하던 당시 발생해 ‘책임론’에 휩싸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감사 시절 최원병 전 중앙회장(2007~2016년)의 측근으로 알려지는 등 정치권의 후광을 입고 있었단 이미지도 있는데, 최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로 ‘영포회’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출마후보는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천호진 전 농협 북대구공판장 사장 ▲임명택 전 농협은행 언주로(현 선정릉)지점장 ▲문병완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 ▲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농협 조합장 ▲유남영 전북 정읍농협 조합장 ▲이주선 충남 아산 송악농협 조합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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