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신임 CEO 권봉석 사장. ⓒLG전자
▲LG전자 신임 CEO 권봉석 사장. ⓒLG전자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이 LG전자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LG전자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그러나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권 사장이 떠맡은 과제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가전신화’로 불렸던 조성진 부회장이 3년 만에 물러나고 권 사장이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권 사장은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모니터사업부장, MC상품기획그룹장, LG의 시너지팀장, MC/HE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기술과 마케팅 역량을 겸비한 자타공인 ‘전략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 수렁에 빠진 ‘MC사업부’…적자폭 개선했지만 갈 길 멀어
권 사장은 2015년부터 HE사업본부를 맡아 올레드 TV와 슈퍼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TV사업의 체질과 수익구조를 한층 강화했다. 2013년 커브드 TV가 주력제품이 될 수 없다고 판단, 올레드TV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과를 이끌어 낸 것은 그의 유명한 일화다.

이미 HE사업부 수장으로서 한차례 능력을 입증했던 그가 올해부터 MC사업본부장을 동시에 맡으면서, 업계에서 그에게 쏠린 시선도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LG전자의 MC사업부는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 적자만 3조 원에 달하고 있다.

권 사장 취임 이후 LG전자는 베트남으로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이전하고 인건비 절감 및 원가개선을 꾀했다. 이로 인해 2분기 3,100억 원 대였던 적자를 3분기 1,600억 원 대로 큰 폭으로 개선했다. 또 최근 출시한 ‘듀얼스크린2’도 시장에서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과거 LG 스마트폰의 명성을 되찾기까지 갈 길이 멀다. 경쟁사에 비해 혁신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여전히 적자 수렁에 빠져있다. 또 LG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등 본질적인 체질 개선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다.

◆ 삼성전자와 8K TV 전면전 이어갈지 ‘관심’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광고를 통해 경쟁사의 제품을 비판하거나 법적 분쟁도 마다치 않고 있다. LG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의 QLED TV를 과장 광고로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에 삼성전자도 지난 10월 ‘LG전자의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공정위에 신고서를 냈다.

양사는 QLED, OLED 진영으로 나뉘어 글로벌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8K 프리미엄 TV 시장이 태동하는 상황에서 시장 주도권 선점은 필수적이다. 양사 모두 현 시점이 사업 방향을 세우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수차례 삼성전자의 QLED TV 직접 겨냥하며 LG전자와 기술적인 차이를 드러낸 바 있다. 또 HE사업본부장 시절에도 자사 제품의 기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인 만큼 향후 양사의 경쟁 양상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LG 건조기 사태…소비자 ‘신뢰도’ 추락 우려
HA사업본부는 LG전자의 ‘캐시카우’를 담당하고 있을 만큼 호실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LG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의 민원이 불거지면서, 지난 20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에 위자료 10만 원씩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LG전자는 수락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만약 LG전자가 해당 안에 대해 수락한다면 약 145만 대의 건조기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 단순 계산으로 약 1450억 원 수준의 위자료가 발생한다. 이는 곧 실적에도 중대한 타격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금전적인 부분 외에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것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그간 LG전자는 ‘가전명가’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오며, 가전만큼은 LG전자에서 구매해야 한다는 소비자 인식을 만들어냈다. 이번 건조기 사태에서도 조기에 10년간 무상 AS를 내놓으면서 빠른 대응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으나, 소음·누수·성능 저하 등 잇따라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게 됐다. 향후 민사 소송으로 사태가 악화되는 등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권 사장의 입장에서도 조속히 건조기 사태를 마무리 짓는 것이 급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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