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지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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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 게임 

■ 빅토르 아임 지음 | 김보경 옮김 | 프랑스 희곡 | 지만지드라마 펴냄 | 136쪽 | 12,800원

[SR(에스알)타임스 신유진 기자] 신간 ‘무대 게임’은 작가 빅토르 아임에게 2003년 몰리에르 최우수극작가상을 안겨 준 풍자 코미디 극이다.

책 내용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여성 작가이자 연출가 제르트뤼드와 멋지게 컴백하려는 여배우 오르탕스가 빈 무대에서 공연 연습 중인 상황을 설명한다. 두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에 대한 믿음을 보이며 칭찬과 감탄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하지만 오르탕스가 개인사, 복잡한 남자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울리는 통에 연습은 진척이 없다. 다정했던 대화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두 사람은 서서히 맹수처럼 서로를 할퀴고 물어뜯기 시작한다.

한편 조명 디자이너 바티스트는 무대에는 등장하지 않고 조명을 밝히거나 어둡게 하는 것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제르트뤼드와 오르탕스는 상대에게 말 못할 속내를 바티스트에게 방백 형식으로 털어놓는다. 그는 마치 신처럼 말없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둘의 싸움을 목격하는 유일한 증인이다. 이처럼 ‘무대 게임’은 배우들의 연기를 더욱 빛나게 해 주는 조명 디자이너를 보이지 않게 무대로 불러낸 것은 이 작품만의 특징이다.

저자는 제르트뤼드와 오르탕스의 입을 통해 배우의 나약함, 작가나 연출가가 갖는 두려움 외에도 표현의 자유, 검열, 기자나 평론가들의 권력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뤄 가며 우리를 무대 뒤로 초대한다. 특히 작가와 연출가, 배우가 각자 가면을 벗을 때 무대 뒤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그 실체를 특유의 유머와 예리함으로 보여준다. 연극에 대한 생각은 다르지만 서로의 필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해야 하는 두 사람이 어떻게 체면을 구기지 않으면서 갈등을 해결할 것인지, 팽팽하게 맞서는 두 사람 사이에서 힘의 균형이 어떤 식으로 역전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저자 빅토르 아임은 프랑스 오드센 지방에 있는 아니에르에서 1935년 유대계 그리스인과 터키인 부모 사이에서 출생했다. 극작가, 영화와 텔레비전 시나리오 작가, 배우, 연출가로 활약하고 있다. 작품을 쓰기 시작한 이래로 현재까지 5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대부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유머로 세태를 꼬집는 현실 참여 작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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