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농협중앙회가 김병원 현 회장의 내년 총선 출마설로 연일 시끄럽다. 이미 김 회장은 온전히 정치적 행보에 자신을 던진 모습이다. 그는 지난 14일 '21세기 장성아카데미' 초청으로 전라남도 장성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목적을 아는 사람은 길을 잃지 않는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오는 20일에는 나주스포츠파크 다목적 체육관에서 저서 '미래의 둠벙을 파다'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다.

김병원 회장은 내년 1월 31일로 잡힌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당선된 인물에게 지금껏 이어온 중앙회 차원의 사업들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의무다. 그러함에도 자신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밀착된 행보를 보이는 것은 현 직책을 활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내년 총선에 출마를 하기 위해선 직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내려진 90만원의 벌금형도 김 회장에겐 이른바 ‘아킬레스건’이다. 현 위탁선거법상 당시 적용된 혐의에 대해선 아무런 죄가 되지 않는다. 또 당선무효형을 피했지만 자신을 도와 고생을 한 당시 다른 출마후보에겐 어떠한 사죄도 청하지 않아 배신을 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지역정가를 비롯한 농협 내부의 여론도 싸늘하다. 출판기념회 등의 정치행보는 내년 총선에서 농협 조직을 활용하기 위한 술책이란 것이다.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할 특정후보를 지원하고 자신 역시 총선과정에서 농협의 후광을 등에 업기 위한 것으로 보인단 것.

전남 나주· 화순지역 정가는 “농협을 자신의 출마 행보에 끌어들이는 행태에 대해 농업인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래전 한 경영자가 자신의 좌우명이라고 소개한 삼지(三知)가 화제였다. 삼지란 지분(知分), 지족(知足), 지지(知止)를 말한다. 분수를 알고 현실에 감사하고 만족할 줄 알며 적당한 때에 그칠 줄 알아야 한단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힘이 있다고 생각하면, 적당한 때에 만족감을 느끼면서 그치는 것이 어렵다. 자신이 처한 분수를 알기에는 가진 욕망이 더 크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농협중앙회장이 할 일은 차기 선거가 공정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나아갈 생각이라면, 농협이란 조직을 흔들어선 안 될 것이다. 그것이 자신을 믿고 따라준 조직내 사람들과 농촌의 수많은 농민들에게 임기를 마치며 보답하는 길이다.

분수를 알고 만족하며, 제 때 멈춘다는 것. 제일 어려운 일이다. 이미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삼지(三知)를 망각해 무너지는 모습을 수없이 목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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