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부터) 최덕규 전 합천가야농협 7선 조합장, 여원구 양평양서농협 4선 조합장, 이성희 성남낙생농협 3선 조합장 ⓒ농협중앙회
▲(사진왼쪽부터) 최덕규 전 합천가야농협 7선 조합장, 여원구 양평양서농협 4선 조합장, 이성희 성남낙생농협 3선 조합장 ⓒ농협중앙회

- 최덕규 전 합천가야 7선 조합장…농민 마음 ‘공감’ 탁월

- 직전선거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현행 위탁선거법 처벌 안 돼

- 대법원 상고와 위헌심판 청구로 출마 ‘가능’

- 경기지역 이성희‧여원구 전 조합장 ‘대항마’

- 여원구 전 양평양서 농협 4선 조합장 농정 밝아…경기지역 단일화 ‘난제’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내년 1월 31일로 확정됐다.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들은 공식선거 운동전부터 자신이 가진 강점을 내세우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여론전에 뛰어들고 있다.

전통적으로 농협은 정부의 농정파트너로 인식돼왔다. 해마다 농정 현안으로 떠오르는 농민수당(농민 기본소득보장제도), 공익형 직불제, 남북농업협력 등의 해결을 위해 농민의 마음을 대변할 지도자와의 협업이 중요했던 것이다. 이에 여느 때보다 차기 농협중앙회장의 개별 자질 중 하나는 이른바 ‘공감’과 ‘소통’ 능력이 중요한 척도로 작용할 전망이다. [편집자 주]

15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내년 1월 31일 24대 회장 선거가 열린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내년 1월 18일부터 선거 당일까지로 확정됐다.

우선 중앙회 안팎에선 후보등록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 후보의 면면을 평가하기에 무리가 있으나 차기 회장의 자질은 ‘공감’ 능력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농민들의 마음을 대변해 어려운 농촌의 삶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단 것이다.

◆ 시골 출신의 공감능력 갖췄단 평…최덕규 전 합천가야 농협 7선 조합장

이러한 가운데 역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영남 지역의 최덕규 전 합천가야 농협 7선 조합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대항마로는 회장 배출 전례가 없는 경기지역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 3선 조합장과 여원구 양평양서 농협 4선 조합장이 떠오르고 있다.

최덕규 전 합천가야 농협 7선 조합장은 지난 2013년 농산물수출 1000만불 달성탑을 수상한 바 있다. 버려진 땅, 고지대를 파프리카 재배지로 만들어 농민들과 같이 땀을 흘리며 그들의 삶을 가장 잘 공감하고 있단 평가를 받는다.

A지역 단위농협 관계자는 “최덕규 조합장은 재직 당시 함께 멀리 가는 협동조합 정신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면서 “당시 일본을 주요 수출국을 삼아 달성탑을 수상했고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지으며 주민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애썼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직전 농협중앙회장 1차 선거에서 후순위로 밀리자 농민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라 판단해 현 김병원 중앙회장을 결선투표에서 지지하면서 도왔던 것인데 벌금형을 더 많이 받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전 조합장은 선거당일 김병원 현 회장의 지지운동을 펼쳤단 이유로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뒤 항소심에서 김병원 현 농협중앙회장(벌금 90만원)보다 많은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위탁선거법이 첫 적용돼 치러진 상황에서 규정이 모호했기에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현행 위탁선거법은 투표당일 선거운동 제한규정이 없다. 직전선거에서 있었던 최 전 조합장과 김병원 회장의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에 도덕적 책임을 묻기에도 어려운 대목인 것이다.

특히 대법원 최종 판단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최 전 조합장의 출마를 비롯한 농정 행보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B지역 단위농협 관계자는 “최 전 조합장이 출마의사를 표현하기도 전에 벌금 200만 원 선고로 출마할 수 없다는 악의적인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로 위탁선거법은 재판일정과 관련된 제한규정이 없는데, 상고심이 끝나기까지 형이 확정되지 않은 최 전 조합장의 출마에는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7년 12월 26일 일부 개정된 위탁선거법상 현재는 투표당일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단 점에서 최 전 조합장의 도덕성을 비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지역 강력한 인지도…이성희 성남 낙생농협 3선 조합장

경기지역에서 함께 출마의 뜻을 밝힌 이성희 전 위원장은 직전 중앙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104표를 얻어 91표를 얻은 김병원 현 회장을 눌렀으나 과반수인 146표가 안 됐다. 결국 결선투표에서 163대 126표로 고배를 마셨다. 비록 과반이 되진 못했지만 1차 투표에서 현 회장을 이긴 전력이 있는 만큼 기대감이 적지 않다.

다만, 이 전 위원장이 중앙회 감사위원장으로 재직(2010~2016년)할 무렵 불거진 조선3사 부실에 동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도시농협출신으로 농정현안에 상대적으로 어둡다는 말도 흘러나온 바 있다.

◆ 농정철학 깊이 있단 평…여원구 양평양서 농협 조합장

또 경기지역 예상 후보 중 유력한 여원구 조합장은 지난 2005년 조합장에 처음 당선된 이래 지난 3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4선에 성공했다.

그는 현직 조합장, 농협중앙회 이사, 경기도농협운영위원회 의장이라는 직함을 모두 가지고 있다. 농정에 대한 철학이 합리적이고 깊이가 있다며, 이성희 전 조합장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

농촌에 대한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개혁적인 인물일 뿐 아니라 양서농협을 전국적인 우수모범조합으로 육성한 경영자란 것이다.

C지역 단위농협 관계자는 “이번 중앙회장 선거에 하마평에 오른 인물 중 대의원들 뇌리에 각인된 인물은 최덕규 전 조합장이 아니겠느냐”면서 “직전 회장선거에서 단순히 상대 후보를 지지한 일로 벌금형을 받았는데, 그 때문에 오히려 의리가 있단 평가를 받기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낙선했음에도 사실상 더 과도한 형벌을 받았는데 단 한마디도 불평을 하지 않았단 사실은 그의 의리와 강직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현 위탁선거법에선 당시 벌어진 일은 죄가 되지 않기에 대법원에 상고를 했고 확정판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선거출마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기지역 역시 이번 중앙회장 선거에 유력한 후보들이 출마의지를 표명했는데 각 후보의 면면을 보면 농협 발전을 위한 자질은 충분해 보인다”면서 “다만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과 여원구 양평양서 농협 조합장의 동반 출마가 예상돼 단일화 등의 행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농민들의 삶을 공감하고 적어도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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