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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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동금리부 채권, 금리하락기에 발행사 유리한 구조

- 한국물 발행물량 희소성 극대화…조달비용 절감효과 겹쳐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들이 외화조달을 위한 방편으로 변동금리부채권(이하 FRN)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장단기금리 역전 등의 이유로 쉽게 자금을 뺄 수 있는 3년 이내의 FRN에 대한 투자선호 심리를 반영한 것. 특히 한국물 발행 물량이 적다보니 희소성까지 더해져 은행입장에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탓이다.

FRN은 지급이자율이 시중금리에 따라 변하는 채권을 말한다. 이자율이 발행 때 고정돼 만기 때까지 유지되는 현행 회사채나 국공채 등 고정금리부채권(FXD)과 대조적이다. 대외불확실성으로 금리에 대한 장기예측이 어려운 때 금리변동 위험을 최소화(헤지)하기 위해 발행된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4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을 흥행했다고 밝혔다. 만기구조를 3년물 FRN으로 설정해 금리변동 리스크를 최소화 했다.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선호를 이끌어내면서 125곳의 기관이 총 34억달러의 주문을 내면서 가산금리 역시 최초제시금리 대비 30bp가량 줄여 조달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이들은 지난 3년(2017년~2019년 현재)간 총 19건의 FRN을 발행해 시중은행 중 가장 적극적이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6억 달러(약7027억원) 규모의 글로벌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3년물 FRN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나눠 각각 3억달러씩 배정했다. 이번 채권발행은 1~2년 사이 단기 금리 역전으로 FRN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공략한 것.

3개월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금리가 3개월물 국채 금리보다 50bp(1bp=0.01%포인트) 가량 높은 상황이 지속되자 투자자들이 FRN 가산금리를 낮춰서라도 주문을 넣은 등 선호심리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청약규모가 발행금액의 약 7배에 달하는 40억달러에 달해 발행금리도 20~25bp 절감된 효과를 봤다. 3년물 FRN의 가산금리는 3개월 리보에 40bp를 더한 수준으로, 올해 발행한 한국물 FRN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KDB산업은행도 지난달 3년물 FRN과 5년물 FXD로 구성된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3년 물은 아시아 시장에서 주문이 집중돼 금리를 재조정해 조달비용을 낮췄다.

NH농협은행은 FRN을 직접 발행한 것은 아니지만 한화케미칼이 홍콩에서 발행하는 5000만 달러 FRN에 원리금 상환을 지급보증했다. 농협은행은 이 과정에서 기업들에 대한 지급보증(원리금 상환)을 하면서 발행사로부터 지급보증 수수료를 받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FRN은 통상 금리하락기에는 발행자에게 유리하고 금리가 오를 때에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FRN의 이자율은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합한 것으로 결정되는데, 런던은행간 금리(LIBOR)가 대표적인 기준금리이고 가산금리는 채권발행자의 신용도에 따라 차등화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물의 경우 발행물량이 적기 때문에 희소성을 띄는 등 수요와 공급 관점에서 은행들이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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