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 대규모 손실 사태에 분명한 책임이 있는 손태승 우리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약속이라도 한 듯 해외출장에 나섰다.
손 행장은 글로벌 투자 유치 목적의 기업설명회(IR)를 위해 중동·유럽 등을 7박8일 방문하는 일정으로 출국해 9일에 돌아온다. 이달 중순에도 북미 지역의 기업설명회를 잡아 놨다. 지 행장은 베트남 국영상업은행(BVID)의 지분 15% 인수 관련, 실무협의차 출국했다가 현재는 국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국정감사(4·8일 개최)에 자진출석을 해서라도 진정성이 담긴 사과를 원한 피해자를 무시한 처사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촉발한 이른바 ‘DLS·DLF’ 사태는 이들의 후진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우리·하나은행이 판매를 반대한 상품선정위원을 교체하고 불완전판매를 강행한 사실을 밝혀냈다.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금리 등이 크게 하락해 손실과 리스크가 동시에 커질 것을 알면서도 판매를 강행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인 것이다.
소비자보호 성과지표(KPI)배점을 낮게 설정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판매액이 클수록 평가가 좋아지는 인사고과시스템 탓에 은행창구에선 무조건 팔고 보자는 비윤리적 행태가 벌어졌던 것이다.
이 같은 조사결과에 두 은행은 “금감원 분쟁조정 절차에 적극 협조하고 내부 시스템 개선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행장 명의의 사과문을 배포했다.
문제는 정작 중요한 사태 수습방안은 찾아볼 수 없었단 것이다. 단순히 금감원의 분쟁조정 협조와 시스템 개편이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사과는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리더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사태수습에 대한 ‘책임의식’을 엿보고자 하는 심리와 맞닿아 있다. 결정권을 지닌 리더의 사과로 원만히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정성’ 이다. 자신들이 어떤 잘못을 했으며, 어떻게 보상 할 것인지를 녹여내야 한다는 것이다.
신뢰는 과거 경험을 통해 축적된다. 제대로 된 사과와 재발방지 노력이 없다면 관계는 여지없이 무너질 것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향한 고객의 기대는 한 가지다. 고객의 자산을 자기 것처럼 경계하고 염려해 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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