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용
▲ⓒ우석용

 

갤러리 하얀 벽

 

일곱 번의 밤을 지날 때마다 여인은 화장을 고친다 가끔은 달이 차고 기우는 시기에 맞춰 옷을 갈아 입는다

 

아침 햇살이 여인의 하얀 드레스에 닿으면 꿈을 찾는 사람들의 긴 행렬이 여인의 곁을 스쳐 지나간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람들 사이에서 여인은 현기증을 느낀다 시나브로 아련한 꿈 속으로 빠져든다 앞을 지나던 나도 따라 여인의 꿈 속으로 빨려 든다

 

붉은 태양의 기운을 받은 천년 거목이 보인다 심드렁 발가벗은 여인이 하얗게 누워 있다 은하수 내려 앉은 높은 산을 마주한다 커다란 눈이 박힌 겨울 나무 옆을 지난다 신비로운 금빛으로 빛나는 히말라야의 아침을 맞는다

 

나 아닌 내가 걸려 있는 갤러리 하얀 벽에는 천 개의 꿈을 꾸고 있는 여인이 누워 있다

 

포노 아티스트(phono artist) 우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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