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황창규 KT 회장이 KT 차세대 통신 인프라 혁신기술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
▲지난 4일 황창규 KT 회장이 KT 차세대 통신 인프라 혁신기술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

- 구현모, 이동면, 오성목 사장 등 내부 인사 거론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내년 3월 황창규 KT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KT의 차기 CEO 선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는 2008년 이후 이석채 전 회장, 황창규 회장 등 외부 인사들이 그룹을 이끌어오면서 불법정치자금 등 각종 내홍에 휩싸인 바 있다. 때문에 이번엔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차기 회장을 연내 선임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사내 회장 후보자군은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KT 또는 그룹사 재직 2년 이상이면서 KT 직급 기준으로 부사장 이상인 자로 구성된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동면 사장은 KT의 대표적인 연구개발 전문가로, 1991년 KT에 입사해 약 38년 간 인프라연구소장, KT융합기술원장을 거쳐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3월 열린 KT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약 38년 간 KT에서 재직한 정통 KT맨이다.

이 사장은 황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는 인물로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또 여타 후보에 비해 대내외적 악재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 사장은 정치자금 후원 문제, 구 사장은 아현지사의 책임 등 문제를 겪고 있다.

이 사장이 이끌고 있는 미래플랫폼사업부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KT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조직으로 책임이 막중하다. KT는 5G를 맞아 지난 3월 미래사업 조직을 부문급으로 격상시킨 바 있다. 다만 이 사장은 대표적인 연구개발 전문가로, 과거 KT 회장들이 재무통, 전략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성목 사장은 KT의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손꼽힌다. 1985년 KT에 입사해 무선네트워크 본부장을 거쳐 네트워크부분장을 맡고 있는 네트워크 전문가다. 특히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를 성공적으로 선보인 성과도 있다.

5G 상용화와 함께 안정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 사업의 연속성이 중요해지는 만큼 오 사장의 신임 회장설이 유력해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 11월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현모 사장은 KT의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다. 1987년 KT에 입사해 황 회장의 비서실장, 경영기획부문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으로 그룹의 캐시카우인 미디어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은 지난 3월 마케팅부문에 소속돼 있던 미디어사업본부를 소비자 영업을 담당하는 커스터머부문과 통합 확대된 바 있다.

구 사장은 과거 KT와 KTF 합병, 2014년 구조조정, LTE 정식 서비스의 공과 등 그룹 내 주요사건에서 과감한 추진력을 행사한 인물이다. 황 회장 취임 직후 비서실장을 역임할 만큼 신임이 두터우며, 그룹 내 실질적인 영향력도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2014~2017년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한 혐의로 인해 회장 인선에서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T 회장직은 정치권의 인사 영향력이 상당한 자리다. 그러나 각종 채용비리, 낙하산 인사 등 문제가 어느 때보다 불거진 만큼 이번 회장 선임에서는 외압을 벗어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외부에서 강하게 나오고 있다. 또한 3년의 임기 기간으로 인해, 그간 사업의 연속성 또한 보장되지 못했던 상황에서 지배구조의 안정화를 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내부 인사 공모가 끝나면 KT는 외부 인사 공모도 진행할 계획이다. 회장 선임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조합, 애널리스트 등 자문단을 구성해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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