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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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의료기술 발달 등 가입유인↓…‘건강보험’ 중심 상품 재편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생명보험사 상품의 대표주자인 종신‧CI(중대질병)보험 판매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의료기술 발달로 수명이 연장돼 가입유인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망하거나 중대한 질병에 걸려야 보장받는 특성 때문에 먼 미래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현재 거액을 보험료로 내려는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생명보험사들은 재무 부담을 키울 신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효자상품이던 종신‧CI상품의 판매보다는 건강‧상해보험 중심의 기타보장성상품 판매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종신‧CI보험의 판매 비중은 줄고 대신 건강‧상해보험 상품의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자료를 보면,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24개 생보사들이 종신보험에서 거둔 초회보험료는 1,185억 원으로 전년 동기(1,476억 원) 대비 19.7%(291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로 활용된다.

반면 건강‧상해보험 등의 보장성보험은 같은 기간 3,502억 원에서 3,521억 원으로 0.5%(19억 원) 소폭 증가했다. 올해 3월말 기준 종신보험과 비교하면 2300억원 가량 더 많은 초회보험료를 건강‧상해보험에서 거둔 셈이다.

회사별로 보더라도 거둔 초회보험료 자체에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빅3 생명보험사만 놓고보면 올 3월말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초회보험료는 171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건강‧상해보험 등에서 거둔 초회보험료는 428억 원으로 257억 원 가량 높은 액수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역시 건강‧상해보험에서 280억 원 가량 많은 460억 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뒀다. 교보생명도 건강‧상해보험에서 약 215억 원 많은 361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상반기 대형생명보험사의 실적 공시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삼성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보장성보험 연납화보험료(APE: 모든 납입형태의 신계약 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지표)중 종합간병보험, 성장보험 등 건강·상해보험 비중이 51%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신계약 가치(신계약으로부터 미래에 발생할 세후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지표)는 3,8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2% 늘었다.

한화생명 역시 상반기에 치매보험·당뇨보험 등 건강보험을 내세워 건강보험 APE가 전년 동기 대비 243% 급증했다. 전체수입보험료 중 보장성 상품 비중도 지난해에 비해 4% 증가한 54%를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이미 전체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저축성 보험 대신 보장성 보험을 확대해 50% 비중을 넘겼다. NICE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의 보험금 지급 능력 평가(IFSR)에서 최고등급인 ‘AAA’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의 경우 저축성 보다 보험료가 20%가량 저렴해 보험사 입장에선 단기간의 수입보험료 실적이 줄지만 향후의 실적향상을 위해선 보장성 중심의 영업효과는 분명하게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입유인을 놓고 보더라도 보험사나 고객 입장에서 종신‧CI보험의 매력은 떨어진 상태나 다름없다"면서 "독립대리점(GA)의 성장으로 판매채널이 변모하는 시점에서 종신보험의 상품설계가 어렵단 점도 판매감소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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