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지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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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쿠우스

■ 피터 셰퍼 지음 | 강태경 옮김 | 영국 희곡 | 지만지드라마 펴냄│280쪽│16,800원 

 

[SR(에스알)타임스 조인숙 기자] 한 젊은이가 흉기로 말 눈을 찌른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1973년 7월 영국 올드빅 극장에서 초연되고 그해 런던 무대 최고의 작품으로 떠올랐다. 미국 진출도 대성공이었다. 브로드웨이 최장 공연 기록을 갈아치우며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피터 셰퍼는 세계적 극작가 반열에 오른다.

영국에서 한 젊은이가 흉기로 말 눈을 찌른 사건이 발생한다. 지방 관리들과 판사들은 충격에 휩싸인다. 수년 뒤 피터 셰퍼는 친구에게 사건의 개요를 듣는다. <에쿠우스>는 이 불가해한 사건으로부터 출발했다.

정신과 의사인 마틴 다이사트는 친분이 있는 치안판사의 부탁을 받아 승마 공원 마구간에서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찔러 수감된 열일곱 살 소년 앨런 스트랭을 환자로 맞이한다. 다이사트는 앨런과 상담 치료를 진행하면서 베일에 싸였던 사건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간다.

앨런의 성장 환경, 만난 사람들, 그에게 영향을 미친 크고 작은 일들이 드러난다. 그리고 앨런의 범죄가 말에 대한 열정적 숭배와 관련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다이사트는 원초적이고 신화적인 세계를 동경하면서도 앨런의 그런 열정을 잠재워야만 하는 상황 때문에 갈등한다.

앨런의 이상행동이 청년 세대의 저항적 몸짓을 상징한다면 다이사트는 체제에 순응해 그것을 거세해야만 하는 기성세대를 대표한다.

앨런과 다이사트, 청년의 저항 정신과 성숙한 비판 의식이 이루는 팽팽한 긴장이 극을 주도한다.

1973년 영국 초연 반응은 뜨거웠다. 곧바로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뉴욕의 반응은 더 뜨거웠다. <세일즈맨의 죽음>이 갖고 있던 최장기 공연 기록을 갱신하며 미국 유수의 연극상을 휩쓸었다.

평론가들은 ‘연극의 뿌리로 우리를 데려가는 압도적인 작품’, ‘브로드웨이의 미래에 희망을 걸게 하는 극’이라며 극찬했다. 한국에서는 1975년 초연해 최장기 공연, 최다 관객 동원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운 이래 40년 넘게 지속적으로 공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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