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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 월별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금융당국 요구기준 80% 상회

-올해 6월, 신한·우리·농협은행…LCR 평균 106.1%

-올 1분기(116.0%) 대비 9.9%포인트 하락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급격한 외화유출을 대비한 국내 시중은행권의 대응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외화건전성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시장으로 성장 활로를 모색 중인 은행들로서는 외화유출 상황에 지속적인 대비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단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수출규제,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등 대외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외화조달 여건 악화와 유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단 분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 시중은행 중 신한·우리·NH농협은행의 평균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06.1%로 올해 1분기(116.0%) 대비 9.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각 사의 월별 기준으로는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8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 수치는 기준 시점에서 1개월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외화순유출액 대비 손쉽게 현금화 할 수 있는 외화 자산 보유 규모를 의미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은행이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크다.

분기별 LCR은 평균치로 공시된다. 매월 변동되는 특성이 있지만 분기와 비교해 3개월 사이에 외화 LCR이 하락했다는 것은 외환위험에 대한 대비수준이 나빠졌단 뜻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외화 LCR 감소가 두드러졌다. 신한은행의 외화 LCR은 같은 기간 121.8%에서 106.4%로 15.4%포인트 하락했다. 농협은행은 역시 비슷한 시기 116.8%에서 105.3%으로 11.5%포인트 떨어져 감소폭이 컸다.

반면 우리은행은 같은기간 109.4%에서 106.7%로 2.7%포인트 소폭 떨어졌다.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금융감독원을 통한 분기보고서 제출 전 공개를 거부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국민은행은 136.1%에서 110.7%로 하나은행은 138.3%에서 136.7%로 각각 25.4%포인트, 1.6%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지속적인 대비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확대되고 있는 불안요소다. 지난주 미국 정부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상황이다. 

이어 5일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방어선인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미중무역 갈등이 장기간 악화일로에 치닫는 중이다.

아울러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정책금리를 2.00~2.25%로 0.25% 포인트 낮추면서 통화정책을 완화모드로 급선회한 점은 국내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대목이다.

한은 기준금리와의 차이는 -1.00% 포인트에서 -0.75% 포인트로 다시 좁혀졌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당장 역전 폭이 좁혀지기는 했지만 시장 규모가 큰 나라보다 금리가 낮으면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 약한 가운데 미·중·일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의 근본적인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국내시장에서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데, 이에 따른 외환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대외불확실성이 장기화 될 경우에 대비한 지속적이고 선제적인 관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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