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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둑들

■ 데아 로어 지음 | 장은수 옮김 | 독일 희곡  |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190쪽│16,500원 

 

[SR(에스알)타임스 조인숙 기자] 독일의 국립극단으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도이체스테아터가 첫 내한 공연으로 선택한 작품.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과거에 매여, 혹은 허황된 미래를 꿈꾸며 현재를 허비하는 현대인을 “자신의 인생을 도둑질하는”도둑에 빗대고 있다.

독일 현대극 작가 데아 로어는 현재 독일 연극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도둑들'은 그의 대표작으로 2014년 독일 국립 극단 도이체스테아터가 내한해 직접 국내 무대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성격과 환경이 매우 상이한, 그러나 보통 사람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 사람들의 일상을 둘러싼 이야기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37개의 장면들이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배치되어 있다. 

실직 상태인 전직 보험회사 직원 핀과 그의 누이 린다, 이들 남매의 아버지 에르빈은 가족과 떨어져 요양원에서 살고 있다.

대형마트 지점장 모니카와 경찰 공무원인 그녀의 남편, 17 미성년 임산부인 미라와 아버지뻘 되는 그녀의 연인 요제프, 그리고 슈미트 부부, 전직 오페라 가수 이라, 연인 관계인 가비와 라이너. 이들은 언뜻 서로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헛된 욕망과 바람 때문에 일종의 희망 고문을 겪고 있다. 데아 로어는 이들의 삶의 태도를 도둑질에 빗대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현대사회를 힘겹게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주제의 보편성과 사회 비판 의식이 그녀 작품의 특징이다.

그리고 지극히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풍자와 유머, 아픈 가운데 서로를 보듬는 삶에 대한 잔잔한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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