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유치에 관한 한 타이완은 우리나라를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PIXABAY
▲외국인 투자 유치에 관한 한 타이완은 우리나라를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PIXABAY

 

 

- 투자기업에 공무원을 프로젝트 매니저로 지정, 기업 편의 도와

- 법인세율 17%...한국의 27.50%보다 10.5%포인트 낮아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우리나라 재계 총수들과 만나 미국에 대한 투자를 당부하였다. 트럼프가 1박2일 동안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인들을 만난 이유는 미국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면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면 국민 소득도 증가하고 경제가 좋아진다. 그러면 2020년에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트럼프 자신의 재선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국면도 조성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업인들을 상대로 투자를 당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현재 국가간의 경쟁은 오로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외국인투자유치 경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 투자 유치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거의 최악의 상황이다. 고율의 세금과 높은 인건비, 반(反)기업 정서 등으로 해외로 나가는 한국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이후 시행된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기업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연간 4만2천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추산하였다.

 

반면 한국과 경제 경쟁국인 타이완에서는 해외투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외국으로 나갔던 타이완 기업의 귀환도 줄을 잇고 있다. 이 때문에 타이완에서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이 1일 문재인 정부 들어서 "코리아 리스크도 이제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고 페이스북에 포스팅했다. 그러나 타이완은 중국이 무력공격 위협을 끊임없이 가하고 있어도 "타이완 리스크"라는 말 자체가 없다. 워낙 친기업적인 자유주의 경제가 꽃피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완에서는 올해 상반기 동안 해외로 나갔던 81개 업체가 타이완에 귀환하였다. 이들 업체들은 4천억 타이완달러(한국돈 약 15조원) 이상의 투자를 실시하여 3만6,800개의 알자리를 창출하였다고 타이완 경제부가 1일 발표하였다.

타이완 경제부는 현재도 50여개의 투자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이완 정부는 타이완기업들이 귀환하는 것은 귀환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이 성공을 거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에 투자하였던 타이완 기업들이 미중 무역분쟁의 충격을 피해가기 위하여 중국에서 철수하여 타이완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타이완 정부는 컴퓨터 서버, 통신장비, 자전거, 자동차부품, 자동차전기장비, 항공부품 등 6개 분야 생산시설의 국내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보안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컴퓨터 서버와 통신장비 생산시설의 타이완 이전을 집중 추진 중이다.

 

타이완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그동안 민진당 정권이 추진한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타이완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단기적으로 경기를 활성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하여 국내외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였다.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공기업투자를 확대하였다. 또 디지털혁신역량 강화도 추진하였다. 주요 정책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타이완 정부는 공업단지나 사이언스파크 등의 공장부지를 조성하여 기업들에게 첫 2년 동안은 무상으로 임대하였다. 그 다음은 임대료를 받더라도 인상률이 연 8.99%를 넘지 않도록 하였다.

둘째, 공공인프라나 신산업 분야에 3,400억 타이완 달러 (한국돈 12조7천억원)을 투자하였다.

셋째, 타이완 정부는 수출 제조업체들에게는 세금감면, 관세면제, 저금리 대출 등의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넷째, 5억 타이완달러 (한국돈 187억원) 이상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경제부 내 투자서비스과 (DOIS: Department of Investment Services) 소속 공무원들을 프로젝트 매니저로 임명하여 투자가 원할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였다.

다섯째, 해외 전문직 종사자들을 영입하기 위하여 해외영재체류법(Foreign Talent Retention Act)을 시행하였다. 이 법을 통해 외국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세금우대 및 비자 편의를 제공하였다.

여섯째, 철도, 소형트럭을 이용한 화물 수송, 부동산개발-중개-임대-거래업 등을 외국인에 개방하였다.

타이완정부는 그러나 중국 자본의 무차별적인 침투를 방지하기 위하여 중국인에게는 최대 30%까지만 지분을 허용하고 의사결정은 하지 못하도록 법제화하였다.

 

이러한 타이완 차이잉원 정권의 해외투자유치 정책은 지난해부터 이미 효과를 발휘하여 미국의 사업환경리스크평가사로부터 스위스, 싱가포르에 이은 세계 제 3위의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받았다. 외환관리도 가장 안전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에 가장 우호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실제로 타이완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주체는 유럽연합(EU)으로 520억 달러(한국돈 60조 3천억원)를 투자하였다.

 

타이완 공무원들의 비상한 정책들도 외국인투자유치에 효과를 발휘하였겠지만 근본적으로 타이완은 법인세가 17%이다. 우리나라의 27.50%에 비하면 10%포인트 이상 낮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 관한 한 한국은 타이완과는 경쟁 불가이다. 백전백패이다.  

 

과거 한국, 타이완, 홍콩, 싱가포르는 뛰어난 경제발전으로 아시아의 네마리 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국가이며 홍콩은 중국에 귀속되었다. 타이완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받으면서도 경제적인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타이완 사람들은 세계 정상으로 받돋움한 한국 대기업들을 부러워하였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최근 부진에 빠진 반면 타이완은 외국인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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