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위원장
▲북한 김정은 위원장

- 중국 경제, 외환 부족 가능성- 부채 급증 등 위기 상황

- 화웨이, 하반기부터 생산량 급감 등 위기 도래 가능성

- 김정은, 중국 경제 위기 보고 트럼프에 친서 보낸 듯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전인 11일에도 김정은 친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는 12일 “매우 멋진 편지였고, 따뜻한 편지였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김정은이 친서에 무슨 내용을 담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기자들에게 “언젠가 여러분도 친서의 내용에 대해 알게 될 것”이라며 “아마도 1백년이 될지 2주 후가 될지 누가 알겠나”라고만 말했다.

트럼프는 하루 전인 11일에는 김정은 친서에 대해  "매우 따뜻하고 친절한 친서를 받았다. 매우 아름다웠다"며 "매우 긍정적인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도 "3차 정상회담 개최는 전적으로 가능하며 김 위원장이 키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으로 김정은 친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11일에는 “긍정적인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데 비해 12일에는 김정은 친서 내용이 알려지는 게 “아마도 1백년이 될지 2주 후가 될지 누가 알겠나”고 말했다.

트럼프와 볼턴의 11일 발언을 종합하면 김정은의 친서에는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트럼프는 다음날인 12일 “1백년이 될지 2주 후가 될지 누가 알겠나”라고 하였다. 이는 김정은이 미국의 요구대로 핵포기를 받아들이면 2주 후라도 미북정상회담을 열겠지만, 핵포기를 거부하면 1백년이 지나도 정상회담은 없다는 의미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직접 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이 친서를 보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양자 간의 외교채널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 회담의 결렬 이후 미국에 대해 입장의 변화를 줄기차게 요구해 온 김정은이 미국 대통령이 “매우 멋지고 따듯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담긴 편지를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김정은이 세불리(勢不利)를 절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제3국을 통한 석탄 수출이나 공해상에서의 원유환적 등이 원천봉쇄되었다.  국가 운영에 필요한 달러화나 석유의 유입이 단절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봉쇄는 앞으로 더욱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이러한 곤경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다면 유일한 길 중국의 지원일뿐이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호되게 당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부과나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버틸 수 있다고 큰소리치고 있지만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보도들을 종합하면 경제적으로 매우 위중한 상태가 가중되고 있다. 김정은의 눈에도 중국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보일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 이후 외한보유고를 즉 미국 달러화를 유지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현재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는 3조1천억 달러 수준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최근 보도했다. 4천억 달러 남짓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대단히 많은 달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많은 게 아니다.

중국이 1년 동안 수입대금으로 지불하야 하는 돈이 1조9,700억 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정부가 지급해야 하는 대외채무는 매년 급증하여 올해는 1조달러를 돌파하였다. 기업부채도 급증하여 2018년 현재 GDP의 155%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100%, 미국의 74%보다 매우 높은 수준으로 홍콩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지속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3조 달러를 심리적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 이보다 아래로 내려가면 외국 자본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위안화도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최근 내국인들의 달러화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개인당 1년에 5만 달러 한도내에서 환전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불허하고 있다. 또 달러화 예금의 이자율도 연리 2.4%에서 3.4%로 급등했다.

 

중국 경제를 위태롭게 만드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사건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이후에도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일감을 따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망은 매우 어둡다. 영국 의원들은 최근 개최한 청문회에서 “화웨이 장비가 중국 신장의 이슬람 교도 탄압에  사용되고 있다”며 “나치스에 부역한 기업들과 같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리고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화웨이 매출의 절반은 스마트폰이 차지한다. 6월말까지는 주문받은 일감이 있으므로 지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추가주문이 발생하는 8월부터는 주문이 대폭 줄어들어 생산량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경제분석가들은 전망한다. 구글, 페이스북, 유투브를 쓰지 못하는 스마트폰을 쓸 사람은 중국인들 이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매년 700억 달러를 지급하며 1만3천여개의 부품을 구입한다. 이 중 92개 부품을 가장 긴요한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92개 가운데 33개는 미국, 25개는 중국, 11개는 일본, 10개는 타이완, 그리고 나머지는 한국, 독일 등에서 수입하는 부품들이라고 한다.  외국으로부터 긴요한 부품을 구입할 수 없으면 화웨이는 고사하게 된다.

화웨이는 중국 경제발전의 상징이 된 선전에서 나오는 GDP의 10%를 차지한다. 선전에서만 8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인근 동관에도 연구진만 3천명이 있다. 화웨이가 생산량이 줄어 구조조정을 하게 되면 중국 발전의 상징이 된 선전으 몰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와 화웨이 제재 등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 현 상황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을 것이다. 중국 경제가 미국의 압력을 버텨내고  번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친서를 보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시진핑 주석을 믿고 의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멋지고 따듯한 편지”를 보냈다. 김정은이 중국 경제, 아니면 최소한 화웨이의 몰락을 예감하고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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