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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성 대표의 공간 가치 창조] 벼랑 끝에서 발견한 초심
  • SR타임스
  • 승인 2019.05.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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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성 대표

 

2012년 2월, 신혼여행을 마치고 처가로 인사하러 가는 길이었다.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를 보니 회사 직원이었다.

“저,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큰일? 무슨 일인데?”

“성호(가명)의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서류를 빼돌려 발렛파킹 사업을 손에 넣을 것 같습니다.”

직원의 말에 나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지르며 운전대를 쳤다. 그 당시 나는 강남 일대 대형 주차장 5개를 운영하면서 발렛파킹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었다. 신혼여행 등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가깝게 지내던 여덟 명이 임차인들을 만나 ‘앞으로 발렛파킹은 자기들이 맡기로 했다.”며 발렛파킹 용역계약서를 새로 작성한 것이다. 계약 자체가 주먹구구라 대표 서명 없이도 계약을 바꿀 수 있었다. 임차인들과 직접 만나 계약을 하지 않았던 점이 실책이었다. 계약을 뺏긴데서 오는 손해보다도 믿었던 이들로부터 받은 배신감이 뼈아팠다.

배신한 직원들이 나를 둘러쌓았다. 상대는 여덟 명이다. 주도한 직원이 나서서 한마디 했다.

“요즘 교회도 나가면서 왜 이렇게 욕심이 많아? 서로 나눠 갖고 살아야지? 안 그래?”

두려움이 엄습했다. 차라리 싸우다가 맞는 게 덜 아프리라. 직원들, 동네 후배, 동창 등 식구처럼 일했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돌아서 나를 약 올리기 시작하는데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생전 처음 당해보는 모욕. 그때 당한 수치는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끝난 게 아니었다. 그 뒤로도 그들은 전화를 계속하고, 집으로 찾아오며 협박과 모욕을 했다. 살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모든 사업권을 다 넘긴 후에야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 발렛파킹 사업에서 손을 뗀 뒤, ‘예전에 잘했던 건물관리 사업을 해볼까?’란 생각을 잠시 했지만 이내 고개가 저어졌다. 이미 소문이 파다한 상태라 누구도 나에게 건물을 맡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너는 커서 슈퍼마켓 하나 해라. 그게 현금 들어오고 최고야.”라고 하셨는데 현실은 소문 탓에 슈퍼마켓은커녕 편의점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아내에게는 회사에 간다 하고 무작정 운전대를 잡았다. 정신없이 운전을 해 도착한 곳은 강원도 홍천의 한 여관이었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천장만 쳐다봤다. 어떻게 죽는 것이 덜 고통스러울까란 생각을 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극한의 어둠에 익숙해지니 주변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 깜깜한 방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밝아지는 듯 보였다. 그때, 아내의 문자 메시지가 왔다. 《성경》의 창세기 26장에 블레셋 사람에게 쫓겨난 이삭이 우물을 팠더니 또 물이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아내는 그 이삭이 나를 의미한다고, 그러니 나도 꼭 일어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나를 믿어주는 아내가 있었다. 밝은 무대 위에 서 있다가 한순간 무대 밖으로 밀려나 컴컴한 세상과 마주했지만 죽기에는 아직 젊었다. 군대에서 추락 사고를 겪은 후 두 달간 전신마비가 왔을 때 덤으로 사는 인생,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사업이 잘되며 초심을 잊고 있었는데 어려운 처지에 닥치가 이제야 다시 초심이 떠올랐다.

‘그래, 다시 해보자, 다시 해보는 거야!’

 

 

 

◆ 품격 있는 공간의 가치를 창조하는 장덕성 대표 약력

 - 경희대학교 경영학과/건축학과 졸업

 - 주식회사 랑코리아 대표 겸임

 - 커피랑도서관 대표

 - 커도공간연구소장 / 가구디자이너

 - 매일경제신문사 ‘커피랑도서관’ 저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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