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LG그룹 동일인(총수)으로 구광모 회장 지정

- 신성장동력 확보 ‘박차’…상반기 사업보고회 진행

▲구광모 LG 회장 ⓒLG
▲구광모 LG 회장 ⓒLG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공식적으로 LG그룹의 총수 자리에 올랐다. 故 구본무 회장이 타계한 지 약 11개월 만이다. 구 회장의 본격적인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LG그룹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활발한 투자도 예상된다.

15일 공정위는 '2019년 공시대상·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하고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59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故 구본무 회장에 이어 구광모 회장을 LG그룹의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6월 29일 LG그룹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재계 4위의 LG그룹을 이끌게 됐다.

취임 당시 구 회장은 40세로 1970년 구자경 명예회장이 45세, 1955년 구본무 회장이 50세에 회장직을 맡은 것을 감안하면 다소 젊은 나이에 회장직에 올랐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근무 경력도 12년으로 짧다. 때문에 당시 재계에선 구 회장이 부회장직을 역임한 이후 회장직에 오르는 것이 순서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재계의 우려를 일축하고 회장으로써 경영일선에 선 구 회장의 사업 능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설 전망이다. 특히 수렁에 빠진 LG전자의 MC사업부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11윌 취임 이후 첫 정기인사를 통해 ‘순혈주의’를 타파한 인재 등용을 펼쳤다. LG화학의 최고경영자(CEO)로 3M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한 것. LG화학이 외부에서 CEO를 영입한 것은 첫 사례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인재 확보에도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권영수 부회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과 함께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아 운영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챙겼다. 현지 유학중인 R&D 석·박사 인재 유치를 위한 포석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중소·스타트업 발굴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LG는 현재까지 미국 스타트업에 약 19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10월, 모빌리티 공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이드셀’에 500만 달러를 투자한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구 회장은 특히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오고 있는 LG전자의 MC사업부를 구출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평택 사업장 생산 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원가 절감을 위한 구 회장의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베트남 하이퐁 공장은 한국 대비 8분의 1 수준의 저렴한 노동력이 강점이다. 또 베트남 제3의 도시이자 항구도시라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에 대응하고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LG그룹은 지난 13일 LG생활건강을 시장으로 그룹 계열사의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진행해오고 있다. 구 회장이 직접 사업보고회를 주재하며 그룹의 구체적인 전략을 세운다는 후문이다. 이번 사업보고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자율주행·로봇 등 미래 사업 전략에 대한 투자 계획이 주 골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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