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통령이 2일 베네수엘라 군간부들을 대동하고 연설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이 2일 베네수엘라 군간부들을 대동하고 연설하고 있다.

- 차베스 집권 이후 군이 국정 산업 전반 장악...식량공급까지 담당

- 부패, 인권 탄압, 마약밀매 등 각종 범죄 가담

- 마두로 정권 무너지면 보복당한다는 두려움 팽배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1일부터 발생한 후안 과이도 임시대통령의 정권타도 시도를 일단은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는 2일 군(軍) 간부들을 대거 대동하고 쿠데타가 진압되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야권인 과이도 측은 정권타도 투쟁과 관련한 정보가 사전에 누설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마두로가 아직 권좌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국내적으로 육군 등 군부의 지지가 아직은 유지되고 있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물론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등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도 베네수엘라 군에 대해 마두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잘 알려진대로 마두로는 차베스의 사회주의 정책을 지속하여 베네수엘라의 경제를 더욱 더 피폐시키고 있다. 인권침해도 심각하다. 한 때 국민소득 세계 4위였던 베네수엘라를 이처럼 세계 최빈국으로 빠뜨리고 있는 마두로를 육군 등 군부는 도대체 왜 아직도 지지하고 있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려면 마두로의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의 정책을 이해해야 한다.

 

차베스 이전까지 베네수엘라의 군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차베스는 집권 후 군 내부에서 야전군인들을 숙청하고, 자신에 충성하는 군인들을 내각 등 행정부의 요직에 임명하였다. 은행, 국영기업 등의 중요 직책에 임명하는 등 이권을 보장하였다. 국민들에 대한 식량배급도 육군이 담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 정치에서 군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베네수엘라의 군은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여 국정운영은 물론 이 나라의 경제 산업 방송 통신 등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차베스가 암으로 사망한 뒤 자리를 이어받은 마두로는 군 경력이 전혀 없다. 버스운전기사 출신이다. 하지만 마두로는 차베스가 보장했던 군의 특권을 유지하는 정책을 지속시키며 군부의 충성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마두로 정권의 베네수엘라는 군부가 운영해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군부가 국가의 운영을 독점하면서 견제받지 않는 군 간부들의 부패와 권력남용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이들 간부들은 국가재정을 빼돌리거나 미국으로 마약을 밀수출하는 남미의 마약조직과 결탁하기도 한다. 국민들에게 돌아갈 식량도 빼돌려 착복한다. 이들의 자녀들이 미국 마이애미 등으로 이주하여 돈을 빼돌리며 호화판 생활을 하는 것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이들은 또 자신들에 방해가 되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 대한 가혹한 인권탄압으로 악명이 높다. 최근에도 유엔은 베네수엘라 보안군이 수백명의 국민들을 마구잡이로 살해하였다고 비판했다.

 

이들 부패한 군간부들은 마두로 정권이 붕괴될 경우 보복을 당할 것을 크게 두려워하고 있다. 야당인 과이도 진영에서는 이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지지를 유도하기 위하여 사면을 언급하기도 한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나서서 군 간부들이 “마두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으면 절대 안전을 보장하기 않겠다”고 선언했다.

 

차베스와 마두로로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정권을 지지하면서 이 나라의 군 간부들은 너무나도 많은 사리사욕을 챙겼다. 마두로 정권이 무너질 경우에 잃을 것이 너무 많다. 또 사회주의 정권 하에서 특권과 부를 누리며 저지른 부패, 마약밀매, 학살 등 너무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정권이 바뀌면 법의 심판을 받고 보복당할 것은 자명하다. 때문에 군 간부들이 야당인 과이도의 사면 언급을 말 그대로 믿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2일 마두로를 중심으로 군 간부들은 결속을 다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야당의 과이도를 중심으로 한 저항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유럽 브라질 등 남미국가들의 압력과 감시도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차베스와 마두로를 지지하면서 특권과 부를 누렸던 베네수엘라 군 간부들에게 좋은 시절이 끝나가는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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