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시전원잡흥(四時田園雜興)
■ 범성대(范成大) 지음 | 서용준 옮김 | 시/중국 |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150쪽│14,500원
[SR(에스알)타임스 조인숙 기자] '사시전원잡흥(四時田園雜興)'은 남송(南宋)의 시인 범성대(范成大)가 그의 나이 61세에 지은 전원시(田園詩) 모음으로 60수의 절구(絶句)로 되어 있다.
그는 1183년 58세 때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 소주(蘇州)로 돌아가 석호(石湖) 부근에 은거하며 전원의 여러 모습을 몸소 체험하고 이것으로 1년의 시간 동안 시를 써냈다.
이 60수에는 전원의 한적한 풍경, 농촌의 정겨운 인심, 절기에 따른 농촌 풍속, 전원생활의 즐거움, 농사의 고달픔, 사회의 모순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다.
'사시전원잡흥'은 계절의 순서에 따라 12수씩 <춘일전원잡흥(春日田園雜興)>, <만춘전원잡흥(晩春田園雜興)>, <하일전원잡흥(夏日田園雜興)>, <추일전원잡흥(秋日田園雜興)>, <동일전원잡흥(冬日田園雜興)>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배열에 어떤 특정한 의도나 구조가 있지는 않다.
근래 중국에서 '사시전원잡흥'은 중국 고대 전원시의 집대성이라는 명성까지 얻고 있다.
전원시인으로서의 범성대의 명성 또한 주로 이 시 모음에 기인하며 그의 명성은 고대 중국에서는 도연명(陶淵明)과 필적하거나 또는 도연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다른 전원시인과 전원시에 비해 지명도가 다소 떨어지는 점이 있다. 이것은 대체로 남송 이후의 중국 한시가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시전원잡흥'의 배경을 이루는 시인 범성대에게 다른 시인과 같은 어떤 극적이며 강렬한 인생 역정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