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중국 최대의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 ‘996’이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1주일에 6일 간 근무하는 중국의 관행

-알리바바의 마윈,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지 않고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나?”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한국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주 52시간 노동이 법제화되었다. 그러나 미국이나 중국 등의 첨단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장시간 노동 관행이 일반화되어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업한 미국의 빌 게이츠는 젊은 시절 컴퓨터 운영체제인 DOS를 제작할 때 “1주일 이상 잠을 거의 자지 않고 쉬지 않고 일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가장 최근에는 테슬라의 엘런 머스크가 전기차 배송 때문에 “일주일에 120시간을 일했다”고 털어놓기도 하였다.

요즘 5G 장비로 잘 알려진 중국의 화웨이는 공장에 주방을 함께 배치하여 건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벽에는 침대가 부착되어 있고 바닥에는 매트리스가 깔려 있다. 공장 근로자들은 공장에서 먹고, 자고, 일한다. 스마트폰 등 화웨이제품의  AS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하루 24시간 근무체제이다. 화웨이 측은 이를 '늑대문화' 혹은 '늑대정신'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중국 알리바바의 창업자이자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로 통하는 마윈 회장이 종업원들에게 이른바 ‘996’을 강조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996’이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1주일에 6일 간 근무하는 관행이다.

마윈은 최근 자신의 웨이보 블로그에 장시간 근무에 익숙한 중국의 관행을 옹호하며 “오랜 시간 근무한 사람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한다면 996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면 매 순간순간이 고문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도 많았다. “집에 돌봐야 하는 어르신이나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았나?”, “기업들이 996을 강요하면 아이들을 낳을 수가 없다”는 등의 반발이 잇달았다.

그러자 중국 정부도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힘든 일을 하라고 충고하는 것은 장시간 근무를 부추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996을 강요하는 것은 기업 관리자들의 오만함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불공정하고 비실용적”이라고 주장했다.

 

마윈은 자신이 장시간 근로 관행을 옹호한 것이 아니라 장시간 근로를 하는 근로자들에 “경의를 표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해명하였다. 그는 “진정한 996은 단순히 장시간 근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누구든 자신의 생활 방식을 선택할 자유가 있지만, 적은 시간을 일하는 사람들이 “고된 근로가 선사하는 행복감이나 보상을 맛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난한 집안 출신인 마윈은 현재의 지위에 이르는 동안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하였다고 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996을 커다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지 않고 어떻게 바라는 성공을 할 수 있겠는가?”하고 반문하였다. 그는 이어 "알리바바에서 성공하려는 종업원들은 성공하고 싶으면 하루에 12시간 씩 일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왜 이 회사에 들어오는가? 하루 8시간 편안하게 근무하는 사람들이 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어느 기업인이 중국의 마윈처럼 성공하려면 오래 일하라며 '996'을 강조했다면 아마도 상당한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마윈 같은 스타 기업가들이 젊은이들에게 996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주 52시간만 일하게 된 한국의 근로자들이 중국의 996 근로자들을 당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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