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개발한 셀룰로오스‧키토산 나노섬유 첨가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 ⓒ한국화학연구원
▲이번에 개발한 셀룰로오스‧키토산 나노섬유 첨가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 ⓒ한국화학연구원

- 목재·게껍질 추출 보강재 첨가…기존 생분해성 비닐봉투 대비 인장강도 2배 향상

- 키토산 성분으로 자연 향균 능력 갖춰…대장균 노출 시 90%가 사멸

[SR(에스알)타임스 이의진 기자] 한국화학연구원이 '잘 찢어지지 않고' 100% 생분해되는 비닐봉투를 개발했다.

분해성 비닐봉투의 가장 큰 단점은 ‘잘 찢어지는’ 문제이다. 국내 연구진은 오랜 연구 끝에 잘 찢어지지 않으면서 땅에서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비닐봉투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생분해성 비닐봉투와 비교해 인장강도(비닐봉투의 튼튼한 정도)가 2배나 높아 시중에서 쓰이는 석유계 비닐봉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오동엽‧황성연‧박제영 박사는 바이오플라스틱(PBS) 기반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자체적으로 간이실험을 한 결과, 이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는 땅속에서 6개월 이내 100% 분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연구진은 자체적으로 땅속에 새로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매설한 후 썩어서 없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을 실험했다. 그 결과 완전히 분해되는 데 총 6개월이 소요됐다. ⓒ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은 자체적으로 땅속에 새로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매설한 후 썩어서 없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을 실험했다. 그 결과 완전히 분해되는 데 총 6개월이 소요됐다. ⓒ한국화학연구원

또한 기존 생분해성 비닐봉투나 석유계 비닐봉투보다도 더 강하고 질겼다. 그동안 바이오플라스틱은 생분해되지만, 인장강도가 약해 쉽게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석유계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의 인장강도가 40MPa(메가파스칼) 이상인데 반해, 기존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의 인장강도는 대체적으로 35MPa이하여서 찢어질 위험이 높았다.

국내 연구진은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추출한 보강재를 첨가해 이러한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진은 먼저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각각 셀룰로오스와 키토산을 추출해 화학처리 한 후, 고압 조건에서 박리(잘게 쪼개는 과정)했다. 이 과정에서 얻은 나노섬유가 분산된 수용액을 바이오플라스틱(PBS) 제조 시 첨가해 기계적 물성을 극대화했다. 그 결과 100% 생분해되는 것은 물론이고, 바이오플라스틱의 약점으로 꼽히는 인장강도도 크게 개선됐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의 인장강도는 65~70MPa로, 기존의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보다 인장강도가 약 2배 더 높았다.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를 개발한 공동 연구자가 시제품 등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황성연(파일럿 양산으로부터 얻은 플라스틱 레진 샘플), 오동엽(시제품 비닐봉투에 포장된 사과), 박제영(비닐봉투 시제품 롤백) 박사. ⓒ한국화학연구원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를 개발한 공동 연구자가 시제품 등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황성연(파일럿 양산으로부터 얻은 플라스틱 레진 샘플), 오동엽(시제품 비닐봉투에 포장된 사과), 박제영(비닐봉투 시제품 롤백) 박사. ⓒ한국화학연구원

또한, 키토산의 박테리아 살균 능력 덕분에 별도의 항균처리 없이 자체적으로 식품 부패를 방지하는 항균능력도 갖췄다.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플라스틱 필름과 대조군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필름에 대장균을 노출시킨 후 48시간 경과 시, 바이오플라스틱 필름의 대장균은 90%가 사멸한 반면 PP와 PE 필름의 대장균은 거의 죽지 않았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가까운 미래에 대형마트에서 쓰는 비닐봉투, 과일을 포장하는 비닐롤백, 커피음료의 빨대를 우리가 개발한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동엽 박사는“우리가 개발한 소재가 최근 불거진 국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