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 상임위에서 답변중인 이주열 한은 총재ⓒ국회방송 화면캡처
▲25일 국회 상임위에서 답변중인 이주열 한은 총재ⓒ국회방송 화면캡처

- 이주열 총재 불러놓고 여야의원들 추경 관련 상반된 질의

- 야당, “경제 비전 없고 금리나 발표하는 무력한 기관으로 전락” 비판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25일 열린 국회 상임위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불러놓고 여야의원들 간에 추경 편성을 둘러싼 차분하지만 치열한 논쟁이 진행되었다.

먼저 여야 의원들이나 이주열 총재나 현재의 경기에 대한 진단은 부정적이었다.  이주열 총재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평가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와 “하강 리스크가 크다”라는 두 가지 문장이었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올 초에 예상한대로 잠재성장률 수준인 2.6%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 여야의원 간의 질의는 이어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최근 IMF 실사단의 조언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기며 2.6%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GDP의 0.5%인 9조원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추경 편성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IMF가 한국경제에 대해 뭘 안다고 똑떨어지게 ‘GDP의 0.5% 추경’을 주문한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야당의 추경 반대 의견을 집약하면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법률적인 부당성이다. 

추경은 법률적으로도 전쟁, 대규모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 중대한 경제위기시에만 편성하도록 되어 있다. 단순히 성장률 2.6%를 달성하기 위한다는 것은 추경편성의 요건도 되지 않으며 불법이라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이주열 총재는 “현재 상황이 불경기인가?”하고 묻는 한 여당의원의 질의에 “경기저점을 찍고 상승국면”이라고 답했다, 경제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이다.

 

둘째, 재정정책보다는 통화정책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IMF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권고했다.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데에는 제일 먼저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을 동원하는 것이 순리이다. 과거에도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를 통하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대부분의 국가들도 재정보다는 통화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한다. 야당의원들은 추경 편성보다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올해 예산 편성이 이미 확장재정이다. 

올해 예산은 역대 최대인 470조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보다 10%가량 늘어난 수치로 최대의 확장예산이다. 이처럼 최대의 확장예산을 쓰면서 여기에 더 9조원을 더 쓴다는 것은 무리라는 이야기이다. 추경도 예산이므로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마련된다. 당장 세금을 더 걷어야만 한다. 국민부담만 늘어나는 부도덕한 행위라는 비판이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이주열 총재를 불러놓고 추경에 대한 지지와 반대의견을 구하려고 애쓰는 모습들이었다. 이 총재는 정부여당의 의견에 소극적으로나마 동조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야당의원들이 이주열 총재에 주문한 것은 추경에 대한 입장 이전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조언이었다.

야당의원들이 이주열 한은총재에게 경제성장을 위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묻자, 이 총재는 “구조개혁과 생산성 향상”이라고 명료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이주열 총재는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과 생산성 향상을 위하여 무슨 노력을 했을까?

야당의원들은 한국은행 총재가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제시해아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행은 지금 한국경제에 대한 비전과 로드맵은 제시하지 않고 단순히 금리나 뱔표하는 무력한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한 국회의원은 “미국에서는 중앙은행 총재가 트럼프 대통령과 맞짱을 뜨는데 한국은 중앙은행 총재가 정부여당에 맞장구만 친다”고 안타까워 하였다. 그는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한은사(韓銀寺)’라는 평을 듣고 있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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