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YF, “선(禪)과 주역(周易)의 투자이론 개발…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 수준” 주장
- 블룸버그, "중국, 홍콩 주식시장이나 국제 투자사들의 허황되고 황당한 한 단면" 비평
- 중국 당국자, “펀더멘털과 주가의 폭등과는 무관하다”고 강조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홍콩에서 지난 2월까지 5년간 무려 90배나 오른 주식 종목이 있었다. 미국의 페이스북이 기업공개 이후 5년 동안 주가가 약 3배 수준인 294%올랐다. 아마존이 지난 5년간 340% 올라 창업자 베조스가 세계최고의 부호가 되었다. 애플도 스마트폰을 처음 론칭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어제낀 후 5년 간 주가가 120% 올랐다. 5년 전 페이스북이나 애플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대박이 터졌을 것이다.
그런데 홍콩의 한 기업은 주가가 5년 동안 무려 8,563%나 뛰었다. 85배나 올랐다. 페이스북이나 애플 주식의 수익률은 아이들 장난 수준이다. 이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뜨렸을 것이다. 과연 대륙의 주식답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문제는 이 홍콩 회사의 경우는 주가가 오를만한 특별한 이유가 전혀 없다는 데 있다.
5년 간 주가가 9,000%나 오르는 신비에 둘러싸인 회사의 명칭은 중국딩이펭홀딩스(China Ding Yi Feng Holdings Ltd.: DYF) 라는 투자회사이다. 이 회사는 지난 8년 중 7년 동안 투자손실을 기록했다. DYF의 CEO는 미국의 전설적인 주식투자자인 워런 버핏과 헤지펀드 투자자 조지 소로스와 같은 수준의 투자역량을 지녔다고 자랑하는 한 도(道)철학자라고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블랙록, 뱅가드그룹, 노던 트러스트 그룹 등 국제적인 유명펀드들이 DYF 주식에 투자하였다. 이로 인해 시총이 미화 40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하자 MSCI 지수에도 편입되었다. DYF 주가의 폭등사례는 중국, 홍콩 주식시장이나 국제 투자사들의 허황되고 황당한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지난 2얼 블룸버그통신이 주가의 급등과 관련된 취재를 위하여 DYF나 블랙록 등 투자사들과 접촉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 MSCI측은 지수편입시에 양적기준만 가지고 판단하며 성장성, 수익성, 안전성 등은 감안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DYF의 홍보물에 따르면 쉬광이 회장은 “전설적 인물”이며 “영향력있는 학자”이다. 2015년 이 회사의 회장에 취임한 이후 투자팀을 교체하고 회사명을 두 차례나 변경하였다. 쉬 회장은 이 회사의 지분 16%를 보유하고 있는데 시가로는 6억달러나 된다.
DYF의 홍보물에 나타난 쉬 회장의 이력은 놀랍다. 그는 1960년대에 중국 동북지방의 시골에서 태어났다. 엔지니어였으며, 수백만달러짜리 기업을 성공시킨 인물이며, 정부 공무원도 지냈다. 그 다음에 투자자로 변신한다. 그는 2000년에 은퇴한 뒤에는 동양의 전통적 지혜와 현대의 투자, 자본운용기술과 게임이론 등을 통합하는 연구에 매진한다. 드디어 ‘선(禪)과 주역(周易)의 투자이론’을 개발한다. 이는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와 조지 소로스의 헤지펀드 투자를 잇는 또 하나의 혁신적인 투자기법이 된다. 홍보물에 써있는 이아기다.
실제로 쉬 회장이 투자에 성공한 적은 없고, 86%의 손실을 보았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그런데 DYF의 주가는 그 후로부터 기록을 경신하며 급등한다..
특히 MSCI지수 종목으로 편입되면서 주가가 폭등한다. MSCI 에 편입된 종목 가운데 최고의 수익률을 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 중의 하나로 등극한다.
의문의 기업인 DYF의 주가 폭등이 이어지자 현지 언론들이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자 중국자산관리협회는 DYF가 매달 2.5%의 수익률을 보장했지만 투자상품들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협회는 이어 투자자들에게 최소한의 수익률도 보장해줄 수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한 당국자는 “펀더멘털과 주가의 폭등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불법행위는 중국 증권당국에 신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증권당국은 결국 지난 20일 DYF의 주식에 대해 거래정치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