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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측술(Ars Conjectandi) 천줄읽기

■ 야코프 베르누이 지음 | 수학 | 조재근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180쪽│12,000원

 

[SR(에스알)타임스 장의식 기자] 확률의 역사, 통계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고전 '추측술'을 우리말로 처음 소개한다. 1713년 발표한 '추측술'은 확률을 연구한 인류 최초의 책이다.

오늘날 우리는 도박에서 경우의 수와 확률을 매우 밀접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18세기 초만 하더라도 그 둘은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그 둘을 이어준 책이 바로 '추측술'이다.

1654년 파스칼과 페르마가 도박 문제를 수학적으로 풀기 시작한 이후, 1657년 확률에 대한 최초의 출판물인 하위헌스의 글이 발표됐다. 그 뒤 한동안 뜸하던 연구는 18세기 초에 스위스의 야코프 베르누이, 프랑스의 드몽모르, 영국의 드무아브르의 중요한 연구들이 출판되면서 크게 도약했다. 이 세 사람의 연구 중에서 '추측술'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책은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댓값이나 조합에 대한 베르누이의 독창적인 연구와 해석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사람이 발표한 결과와 그에 대한 설명 등이 실려 있다.

또한 ‘확률’의 분명한 정의와 도박, 경제, 도덕 등 여러 분야에서 확률 이용, 무엇보다 그때까지 볼 수 없었던 극한 정리를 확인할 수 있다.

제1부는 하위헌스가 쓴 '우연에 따르는 게임의 추론에 대하여'(1657)를 그대로 싣고 거기에 상세한 해설을 덧붙인 것이다. 하위헌스의 글에는 정리가 열네 개 실려 있고 문제가 다섯 개 실려 있는데, 베르누이는 하위헌스의 모든 정리에 상세한 해설을 붙였고 다섯 개의 문제도 독자적인 방법으로 상세히 풀었다.

제2부의 내용은 조합과 순열에 대한 설명이다.

제3부는 제1부의 기댓값과 제2부의 조합에 대한 내용을 실제 게임 문제에 적용하는 것들로서 모두 스물네 문제와 풀이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제4부다. 여기서 베르누이는 비로소 확률을 처음으로 정의하는데 그 정의에 따르면, 확률이란 ‘확실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확률과 함께 제4부에서 중심이 되는 내용은 나중에 ‘큰수의 약한 법칙(weak law of large numbers)’이라고 불리게 되는 중요한 정리와 그 증명이다.

이 정리는 확률 이론의 역사에서 최초로 등장한 극한 정리일 뿐 아니라 수학사 전체를 통틀어 보더라도 가장 먼저 등장한 극한 이론이었다. 이 정리를 베르누이가 어떻게 제시하고 증명했는지 베르누이 자신의 글을 통해 살펴보면 그가 생각한 정리는 여러 세부적인 면에서 오늘날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정리와 차이가 나며, 증명 또한 오늘날의 밋밋하고 단순한 증명과는 매우 다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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