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들 가운데 전쟁을 좋아하고 평화를 싫어하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2차 미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발목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경계심을 또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여전히 남북관계와 미북관계의 개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들이 과연 누구인지 묻고 싶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과 발전을 바라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마음으로 미북회담의 성공을 기원할텐데 우리 대통령은 평화체제 구축행보에 '반대세력'이 있다고 또 꼬집었다.

이는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구축과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안보에 여야가 따로없고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한것을 전제로 언급한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27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미북회담도 두번째다.

그런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구축을 위해 지난해까지 늘 강조해왔던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는 거의 사라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도 대북 제재와 관련 ‘완화(relief)’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는 "핵실험이 없는 한 서두를것이 없다"는 언급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이번 베트남서 열리는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해 얼마만큼 진전된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은 북한이 진짜 핵폐기를 위한 진정성과 진일보한 자세를 보일 때, 박수를 보내지 말라고 해도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보낼 것이다.

그런데 며칠 전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 경제협력 사업까지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북회담도 하기 전에, 북한의 비핵화의 '패'도 보기도 전에 "한국이 돈을 내 놓겠다"고 선언한 것은 '돈 걱정 하지말고 비핵화 성과를 내달라'고 성급하게 요청한 것이나 다름없다.

남북경협 비용이 최소 103조원이나 들어간다고 하는데 그 돈은 어떻게 충당하고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을 것인가?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 관련 사업 전망’ 자료에서 철도 도로 항만 공항 등 남북 경협 10개 분야에 들어갈 비용이 최소 103조2008억 원에서 최대 111조4660억 원인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다 남북 경협에 대한 워싱턴의 여론 또한 싸늘하다. 미국 의회는 지난 14일 북한 정권에 대한 재정 지원을 모두 금지하는 2019년 예산지출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북한의 진전된 핵폐기(비핵화)조치를 지켜본 뒤 보상책을 내 놓아도 늦지 않다. 얼마전 미국의 대니얼 프리드 전 국무부 제재담당조정관이 "한국은 남북 경협사업을 선의와 정직으로 추진했지만 북한은 이를 이용만 하려 했다"고 한 말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25일 오랜만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미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고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한 목소리로 채택했다.

이들은 "이번 정상회담은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반해 진행돼야 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하는데 이는 잘 한 일이다.

이제 미북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출발전 백악관에서 회담 성과와 관련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누구도 서두르게 하고 싶지 않다. 속도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난 단지 (핵·미사일)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핵실험이 없는 한은 우리는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이번 미북회담에서 보다 진일보한 진정한 핵폐기 조치가 없이 '말 장난'만 반복되는 북한의 위장된 평화쇼를 또 보고 싶지 않고 원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북핵 협상 낙관론을 솔솔 흘려가면서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동결' 선언을 하고 큰 성과를 냈다고 자화자찬하는 회담이 될까 우려한다.

북핵이 유지되는 한 한반도에 평화도 경제도 번영도 없다. 진정으로 미북회담이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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