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구시가ⓒpixabay
▲하노이 구시가ⓒpixabay

- 도널드 커크,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에 기고

- "베트남 언론은 통제되긴 하지만 북한의 선동 기구들과 비교하면 자유언론 수준"

- "북한처럼 기독교 신자들을 투옥하고 처형하는 일은 베트남에서는 벌어지지 않는다"

- "김정은이 베트남에서 가장 놀랄 일은 한국인들이 경제번영의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사실"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미국과 북한 간의 2차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다.

김정은이 베트남을 방문하면 베트남이 개방을 통해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받아들이고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직접 두눈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도 앞으로는 베트남 방식의 개혁 개방 정책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낙관적 전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싱가포르에서 미국과 북한 간의 정상회담이 개최되었을 때에도 비슷한 기대룰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김정은이 아시아 최고 부국인 싱가포를를 보면 1인 독재체제를 하면서도 자유시장경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였다.

싱가포르와 달리 베트남은 공산국가이다. 한국 기업들이 활발히 진출해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에서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에는 김정은이 베트남에 가면 개혁과 개방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한반도 전문가인 도널드 커크는 김정은이 베트남을 방문한 뒤에도 개혁개방을 추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15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올린 칼럼에서 김정은이 자본주의 베트남을 둘러보면 소스라치게 놀라긴 하겠지만 변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지적하였다. 커크가 지적한 베트남과 북한의 차이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베트남도 국가가 많은 영역에 개입하고 있긴 하지만, 공장이나 상점, 그리고 길가에 늘어선 가판대나 밤에 문을 여는 업소들이나 모두 자본주의 기업들이다. 이는 베트남이 통제된 공산주의 체제에서 자유방임주의적 사회주의 및 자본주의로의 위대한 이행을 보여주는 놀라운 증거들이다.

둘째, 많은 언론인들이 베트남의 인권상황을 비난하지만 북한과는 천양지차이다. 1975년 베트남 공산화 이후 베트남정권이 패배한 월남정권의 전직 관리 등에게 가한 가혹행위에 관한 끔찍한 이야기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북한과 같은 무시무시한 강제수용소는 없었다. 베트남 언론은 통제되긴 하지만 북한의 선동 기구들과 비교하면 거의 자유언론 수준이다.

셋째, 베트남 국민 다수는 불교신도들이다. 기독교 신자들도 여전히 하나님과 그리스도 예수를 숭배할 수 있다. 북한처럼 기독교 신자들을 투옥하고 처형하는 일은 베트남에서는 벌어지지 않는다.

넷째, 김정은이 베트남에서 가장 놀랄 일은 한국인들이 베트남의 경제번영을 일으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현재 10만 명의 한국인들이 베트남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며 살고 있다. 이는 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이 참전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더욱 놀랍다.

 

도널드 커크는 “김정은이 베트남에서 한국인들을 만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서 김씨 왕조가 유지되는 한 상상하기도 불가능한 체제변형에 대하여 배우려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베트남은 중국의 지원을 받은 공산주의 북베트남과 미국이 지원하는 자본주으 남베트남으로 분단되었던 나라이다. 김정은은 그러한 과거를 가진 공산 베트남이 어떻게 중국의 영향을 물리치면서 상대적으로 자본주의적인 성공을 거두었는지 놀라게 될 것이라고 커크는 지적했다.

커크는 북한으로 돌아간 김정은이 연구하고 모방하고 싶어할지도 모르는 역설이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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