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 임원급 직원...폴란드 당국에 스파이행위 혐의 체포
- 미국에 이어 유럽 5G 통신망에서도 배제 움직임 커질듯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폴란드에서 화웨이의 중국인 직원이 스파이 행위 혐의로 체포되면서 중국 통신장비 회사들에 대한 보안논란이 미국에 이어 유럽을 중심으로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유력 외신들은 현지시간 11일 폴란드 공영방송인 TVP가 폴란드 정보국이 사이버 사업과 관련된 화웨이의 중국인 직원과 폴란드 통신회사 ‘오렌지 폴스카(Orange Polska)’의 직원 등 총 2명에 대해 스파이 행위를 확인하고 체포했으며, 해당 회사들의 사무실을 수색했음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폴란드 보안국 대변인은 “화웨이 직원 개인의 스파이 행위 의혹에 대한 것이며 화웨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체포된 화웨이 중국인 직원은 이사급 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오렌지 폴스카 직원이 전직 국가보안국 요원이라는 TVP의 보도에 대해 해당기관에 사실여부를 문의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만약 폴란드의 전직 국가안보국 요원까지 스파이 행위를 위해 매수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유럽 내에서의 화웨이 제품사용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 우려 기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오렌지 폴스카 측은 폴란드 정보국이 자사 직원에 대해 자료를 수집해갔으며, 수사와 관련하여 관계 당국에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하며 폴란드가 이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화웨이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조사하는 중이다. 우리는 영업 중인 국가에서 적용되는 모든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며, 모든 직원에게도 해당 국가의 법률과 규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화웨이 직원 스파이 행위 혐의 사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캐나다 당국이 무역제재 위반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미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 간부인 멍완저우를 체포한 사건이 있었다.
현재 미국 정보기관은 화웨이가 사실상 중국 정부와 연계하여 자사 통신장비에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수 있는 정보수집 및 첩보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백도어(backdoor)’ 설치 가능성에 대해 주장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화웨이가 제조한 통신장비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웨이 측은 미국 정보기관의 주장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 입장의 영향으로 많은 서방 국가들과 통신기업들은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2017년 중국정부에 의해 승인된 국가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중국의 기업과 국민은 법에 따라 국가 정보 업무에 협조 및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조항은 화웨이, ZTE 등 중국기업이 중국정부의 압박에 따라 자사 통신 네트워크 장비 및 단말기 등에 백도어를 설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근거가 되고 있다.
현재 화웨이가 생산하는 통신장비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외 호주, 뉴질랜드이며, 유럽지역에서는 영국 브리티시텔레콤, 프랑스 오렌지SA 등 일부 통신사업자들이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했다. 가장 최근에는 노르웨이도 5G 통신망의 일부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 제외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화웨이 직원의 스파이행위 혐의 체포 사건과 관련하여 WSJ의 스투 우(STU WOO)는 "화웨이는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로 그들은 어떠한 정부의 스파이 행위나 사보타지와도 결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며, " 화웨이 측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무도 자신들의 제품을 사지않을 것이고, 그것은 곧 '기업자살행위'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이러한 화웨이 장비관련 보안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5G 차세대 통신망 때문"이라며, "미국은 모빌리티나 스마트팩토리에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했을 경우, 중국에 의해 감시 당하거나 자동차운행 · 공장가동이 임의로 정지 될 가능성 때문에 화웨이의 장비를 이미 자국 내에서 금지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미국은 아마도 이번에 발생한 화웨이의 폴란드 스파이 사건을 예로 들면서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불매를 종용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미국정부는 화웨이가 세계의 5G 무선시설을 통제하게 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