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면 캡쳐
▲ⓒ방송화면 캡쳐

- 김예령 기자, "특정 의도 없어...대통령이 '자신 있다' 답하길 바랐다" 

- 이언주 의원, "많은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 대신했다."

- 박지원 의원, "대통령은 어떤 질문도 답변할 의무 있어"

- 손석희 앵커, "권위주의 정부에서 벗어났다는 것 보여주는 장면" 

 

[SR(에스알)타임스 김귀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서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논란이 된,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가 “특정 의도를 갖고 질문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질의응답 시간에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김 기자는 자기소개를 생략한 채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실 경제가 굉장히 얼어붙어 있다.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희망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하다”라고 질문을 시작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계속해서 이와 관련해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하고 계시는데, 그럼에도 대통령께서 현 정책에 대해서 기조를 바꾸시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시려는 그런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며,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물었다.

이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라는 점은 오늘 제가 모두 기자회견문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었고, 그래서 그에 대해서 필요한 보완들은 얼마든지 해야 하겠지만 오히려 정책기조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라는 말씀은 이미 충분히 드렸기 때문에 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질의 이후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라고 대신 소개해주는 일도 발생했다.

이러한 장면이 TV와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생중계되자 김 기자는 ‘태도 논란’에 휩싸이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이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기자라지만 대통령에게 저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소속조차 밝히지 않았고 질문이 너무 무례하다"는 등 김 기자를 비판했다. 반면 "소신 있는 질문", "당찬 모습이 보기 좋았다", "기자답다. 내가 묻고 싶은 것이 저것이다. 속이 시원하다"라며 김 기자를 옹호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경기방송 뉴스에서 앵커가 김예령 기자에게 "본 방송 기자의 질문에 여론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질문 뒷부분의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는 표현이 정제되지 않은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기자는 "물론 청취하시기에 따라 무례하게 해석하실 수 있지만, 어떤 의도를 가지고 대통령께 그렇게 질문한 것은 아니었다. 껄렁한 태도 또는 비아냥대는 태도로 질문하면 그것은 정말 안 되겠지요"라고 해명했다. 또 "질문이 훅 들어간 감은 있으나 대통령이 '자신 있다'라고 답하길 바랐다. 그런 답을 할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김 기자는 다소 직설적인 화법을 택했던 질문 배경에 대해서도 "최근 몇 달 간 다양한 계층의 여론을 인터뷰했다. 문 대통령을 사랑하고 기대하던 계층들이 대부분 너무 힘들다고 답했다. 기자로서의 역할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단도직입적으로 여쭐 수 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자기 소개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 기자는 "앞선 2번의 기자회견에서도 지목 받지 못해 사실상 오늘도 지목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목 받은 것이) 뜻밖이라 당황해서 정신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기자의 질문 논란과 관련해 정치권 인사들의 평도 이어졌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김 기자를 언급하며 "짧은 질문이지만 많은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한 한 마디였다"고 평했다.

이 의원은 "질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대답은 가관이었다"며, "정말 소득주도성장이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중산층 몰락시키고 일자리 감소시켜 저임금 근로자를 실업자로 만들어 소득을 더 줄이고 있지 않느냐, 그런데 대통령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답하는 내용을 보니 대통령이 경제에 대해서는 바보에 가깝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 김예령 기자의 '태도 논란'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서는 "기가 막힌다. 그렇게 완곡히 말했는데 무슨 태도냐. 문 대통령이 무슨 왕이라도 되느냐"고 반문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기자의 질문에 대해 “물론 대통령에게 정중하게 해라 하는 것은 상식”이라며, “(그러나) 나는 진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저렇게 성큼, 금년에도 또 한 번 다가오는구나. 좋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무슨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며 "(김예령 기자의 질문이) 너무 예의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많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나는 마음에 들었다"며 "신세대답다"고 김 기자를 평가했다.

또, “기자의 잘못을 떠나서 그 이야기가 오갈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나”라는 질문에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기자가 예의 차리면 기자가 아니다”라며 “수준 떨어지는 질문에도 대답해야 하는 게 대통령이고 정치인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파격적이었다"면서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하고 싶은 말만 읽어버리고 들어갔는데 자유스럽게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것은 굉장히 신선하고 문재인 대통령답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손석희 앵커는 ”지난 정부에서 봤지만 대통령 앞에서 다소곳이 손 모으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권위주의 정부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직접 질문자를 지목하였다.  250여명의 국내외 기자들은 문 대통령에게 직접 질문할 기회를 얻기 위해 손을 들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된 시간을 지나 끝났다.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남북 고위급 회담, 위안부 문제), 민생·경제(일자리, 경제성장률), 정치·사회(평창올림픽,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김태우 전 특별감찰관 수사관 등)에 대한 질문 24개를 받았다. 

이날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으며 질의응답 시간도 가장 길었다. 2008년 취임 1년 차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11명의 기자가 질문했고 질문 시간은 35분이었다.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63분간 진행됐으며, 12명의 기자가 질문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는 청와대가 질문지를 먼저 받았고 질문 순서를 정해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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