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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 발표

-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실적, 가격 등 면밀한 모니터링 필요한 시기 

[SR(에스알)타임스 김귀순 기자]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판단이 담긴 보고서인 ‘그린북’에서 기재부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린북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소매판매는 2개월 연속 증가·전반적으로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국∙중국 무역 갈등,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10조8,000억원)이 전분기 대비 40% 가까이 감소한 것도 이러한 진단을 내린 배경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1년전(15조1,500억원)에 비해 28.7% 축소됐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전분기(17조5,700억원)보다 무려 38.5%나 급감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 평균(13조3,800억원)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어닝 쇼크’로 받아들여졌다. 어닝 쇼크(Earning Shock)는 기업이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여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액은 21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27.2%(7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월간 수출액 기준으로 지난달 27개월 만에 감소(-8.3%) 전환한 반도체 수출이 이달 들어 더욱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부진으로 이달 1~10일 전체 수출액 또한 전년동기보다 10억3,000만달러 줄어든 126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와 같았던 조업일수(7.5일)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액 역시 16억9천만달러로 전년대비 7.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반도체 수출 감소 우려가 이번에 삼성전자 실적으로 현실이 됐다"며, "실적, 가격 등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해 이번에 반도체 관련 문구를 새롭게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니,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으로 인해 수출 전망을 바꿀 단계는 아니라고 선전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서는 긍정적 소식도 들리고 있으며 관련 여건이 변함에 따라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더 시간을 두고 점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린북을 보면 현재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생산·투자·고용·수출 지표도 악화됐다.

전산업생산은 작년 10월에는 전월보다 0.8% 늘었으나 11월에 0.7% 감소로 전환했다. 광공업은 제조업·전기·가스업 등(1.3→△1.7%, 전월비) 부진의 영향으로, 서비스업은 금융·보험·부동산 등(0.6→△0.2%, 전월비)의 부진으로 각각 감소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5.1% 감소했다. 기계류 투자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었고 건설투자 역시 감소했다.

기계류 투자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며 5.1% 감소(2.2→△5.1%, 전월비)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토목은 증가했으나, 건축공사 실적이 줄어들며 0.9% 감소(△1.8→△0.9%, 전월비)했다.

고용은 서비스업∙건설업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되고, 제조업 감소폭이 확대되며 1년 전보다 3만4천명 증가했다. 연간 취업자는 2017년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9만7천명 증가에 그쳤다. 청년실업률은 전년대비(9.2%→8.6%)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2% 감소했다. 자동차와 선박 수출은 늘었으나 가전∙무선통신기기 수출이 줄었다. 다만 2018년 연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6천억 달러를 상회했다.

 

주요 지표 가운데 소비는 나아졌다. 작년 11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3.8%) 판매는 줄었지만, 승용차∙통신기기 등 내구재(3.3%)와 차량연료,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1%) 판매가 늘면서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동월대비 0.5% 늘었으나 할인점 매출액은 3.6% 줄었다. 국내 카드 결제 승인액은 7.1% 증가했고,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보다 37.9% 늘었다. 승용차 내수판매량도 3.3% 증가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에 비해 1.2% 상승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전월비 -0.2%p)는 작년 11월까지 8개월째,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전월비 -0.2%p)는 6개월째 각각 하락했다.

기재부는 ”2018년 주요 경제 지표 확정치가 나온 후 정부가 전문가들과 함께 경기 순환국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당장 경기 국면에 대한 새로운 판단을 내릴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 축소 등으로 오름세가 크게 둔화됐다. 1년 전보다 1.3% 오르는 데 그쳤다. 연간으로는 1.5% 상승했다.

지난 12월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의 경우 중국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하락했다. 같은 달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완화에 대한 기대 등으로 하락(원화 강세)했고, 국고채 금리도 떨어졌다.

지난달 주택시장 매매가격은 수도권은 상승했으나 지방이 하락하며 전체적으로 전월보다 0.01% 하락했다. 전세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하락하며 전월보다 0.19% 내려갔다.

지난해 3분기 관리재정수지는 17조3,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전년동기대비 적자규모는 1조3,000억원 감소했다. 통합재정수지는 전년대비 1조4천억원 증가한 14조원 흑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입은 전년대비 29조8,000억원 증가한 339조6,000억원, 통합재정지출 및 순융자는 28조4,000억원 증가한 32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적극적 재정 운용, 양호한 수출·소비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고용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혁신성장·일자리 창출 대책 및 저소득층·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경제 역동성·포용성 강화를 위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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