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1047명의 12%…첫 임원 승진시기는 30대말∼40대 초반

-삼성전자 움직이는 0.1% 실세…‘샤이(SHY)大 전공도’ 출신이 대세

-20년 넘게 활약 임원도 6명…45세 이전 '별'달면 장수가능성 높아

[SR(에스알)타임스 장의식 기자] 삼성전자에 재직 중인 1000여명의 임원 가운데 10년 이상 임원직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른바 '장수 임원'은 12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직원 수와 비교하면 1000명 중 1명 꼴이다.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3일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 및 정기보고서 등을 토대로 임원 재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국내 직원 수는 10만1953명이며 이 가운데 임원 수는 1047명으로 파악됐다.

전체 직원 가운데 임원 비중은 약 1% 수준이다. 임원 중에서도 올해로 10년 이상 임원직을 지킨 사람은 124명이었다. 직원 1000명당 1명꼴로만 10년 넘게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임원 124명 가운데 올해 재임 10년 차를 맞는 사람이 26명으로 가장 많았다. 15년차는 20명, 11년·12년·14년 차는 각각 17명이었고, 20년 넘게 임원직을 유지한 '초장수 임원'들도 6명이었다.

삼성전자에서 현직 임원 중 최장수는 권오현(1952년생) 회장이다. 권 회장은 39세가 되던 지난 1991년에 반도체부문 이사로 발탁돼 2018년 올해까지 28년이나 임원 타이틀을 유지해오고 있다. 지금은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났지만, 2020년까지 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삼성전자 임원 경력만 30년이 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2018년 올해 기준만 놓고 보면 역대 삼성전자 최장수 임원은 29년 간 자리를 지킨 윤종용(1944년) 전 부회장이다. 윤 전 부회장은 36세이던 지난 1980년 삼성전자공업(주) TV사업부장으로 이사 자리에 처음 등극했다. 이후 대표이사 부회장을 거쳐 2008년 고문으로 물러날 때까지 29년 간 임원직을 유지해왔다. 윤 전 부회장의 임원 경력 기록을 후배격인 권 회장이 깰 수 있을 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이번에 조사된 124명 장수 임원 중 학부 출신대가 파악된 경우는 110명이었다. 이중 ‘서울대’ 출신이 26명으로 최다였다. 대표적으로 권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부회장, 김상균 사장, 정은승 사장, 진교영 사장,  등이 모두 서울대 동문이다.

다음으로 많은 곳은 한양대(14명)였다. 대표적으로 윤부근 부회장과 김현석 사장 등이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경영학도 출신보다는 공학도 출신들을 다수 중용하다 보니 공학계열에 강한 한양대 출신들이 주요 요직에 다수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대(12명)를 나온 임원도 다수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현호 사장, 노희찬 사장 등이다. 연세대는 상경계열 학과 출신들이 다소 강세를 보였다. 정 사장과 노 사장은 각각 연세대 경영학과와 경제학과를 나왔다. 

삼성전자 10년 장수 임원들의 출신대학별 숫자만 놓고 보면 소위 말하는 ‘SKY 대학’ 구도가 아닌 서울대(S), 한양대(H), 연세대(Y)를 의미하는 ‘샤이(SHY)’ 대학 출신이 대세를 이뤄졌다. 여기에 속한 임원 비율만 해도 41.9%나 차지했다.

지방대 중에서는 ‘경북대’ 출신이 단연 돋보였다. 삼성전자 이사회를 이끌어가는 이상훈 의장을 비롯해 전동수 사장도 경북대를 나왔다. 앞서 두 명을 포함해 경북대 출신 중 10년 넘는 장수 임원만 해도 5명이나 되는 것으로 포함됐다. 

단일학과로 살펴보면 전기·전자공학도를 의미하는 ‘전공도’ 출신들이 삼성전자를 움직이는 주축인 것으로 확인됐다. 단일 대학별로는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도 출신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양대 전기·전자공학을 나온 임원들이 8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른 대학 출신 임원 중에서도 ‘전공도’ 출신들이 맹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균 부회장은 광운대 전자공학, 한종희 사장은 인하대 전자공학과 출신이다. 2018년 기준 삼성전자에서 10년 넘는 임원 중 30% 정도는 전기, 전자, 통신관련 학과를 나온 공학도들이다.

대학원으로는 ‘카이스트(KAIST)’ 출신이 단연 최다였다. 조사 대상 124명 중 19명이 카이스트에서 석사 내지 박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카이스트는 삼성전자를 움직이는 핵심 브레인을 창출하는 인재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오현 회장과 김기남 부회장도 카이스트 석사 과정을 밟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오일선 소장은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되는 장수 임원들을 살펴보면 예전과 달리 특정 고교 출신에 대한 쏠림 현상은 거의 없었고 지방대와 외국 대학 출신도 다수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삼성전자가 특정 지역과 인맥을 중심으로 하는 폐쇄적인 인사가 아닌 철저히 기술 진화와 경영 성과에 역점을 두는 능력 위주의 임원 인사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 소장은 “삼성전자에서 여성 임원 중 10년 이상 된 경우도 2명 있었는데 이 숫자가 크게 늘어나려면 장기적으로 이공계를 출신이 많아져야 한다”며 “이공계를 나온 다수 여성들이 기업에서 활약하지 않는 이상 여성 임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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