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XO연구소, 1996년~2017년 국내 1000대 상장사 경영 분석 조사 

- 국가 부도의 날( IMF) 이후 매출 체격 3배↑…2012년 이후 매출 성장 동력 잃어

- 1000대 상장사 매출 1997년 452조→2017년 1492조원으로 3.3배↑

- 매출 1조 클럽 1997년 74곳→2012년 192곳 2.6배↑…지난해 187곳으로 2012년 때보다 5곳↓

 

[SR(에스알)타임스 장의식 기자] 지난 1997년 우리나라가 IMF에 금융구제를 신청하고 20년이 지난 지금 국내 상장 기업들의 매출규모는 3배 정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이후로 매출 외형이 오히려 감소하는 등 성장 시계가 점차 둔화되고 있어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으로는 매출 성장의 임계점에 거의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1996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1000대 상장사 경영 실적 분석’ 결과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996년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 외형은 392조 원이었다. 이듬해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 시대를 겪게 된 1997년 당시 매출액 규모는 452조 원. 1997년 때부터 IMF 관리 체제에서 있던 2001년까지 4년 동안 국내 상장사 매출은 계속 증가했다.

1998년 매출 외형은 이전해보다 10.8% 성장했고, 1999년(7.3%↑), 2000년(17.6%↑)에 이어 2001년에도 전년 대비 매출 규모가 5%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1000대 상장사 매출 외형은 663조 원으로 높아졌다. 유동성 문제로 위기를 겪긴 했지만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국내 기업 성장 엔진만큼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IMF 관리 체제를 벗어나 2008년까지 국내 상장사들은 매출 성장 가도를 이어갔다. 2008년에는 매출 1000조 원대 시대를 열었다. 전년도보다 27% 넘게 폭풍 성장했다. 그러다 지난 2008년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2009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1.3% 소폭 하락했다.

10년 이상 이어온 매출 성장 행진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이후 국내 기업들은 다시 성장 엔진을 가동시켰다. 이런 저력으로 2010년~2012년까지 매출 외형은 다시 지속 증가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2008년 이후 3년이 지난 2011년에는 매출 1400조 원대에 처음 진입했고, 2012년에는 1482조 원까지 증가했다. 매출 1500조 원대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2012년 이후로 국내 상장사들은 매출 성장 그래프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상장사 매출 체격은 지난 2012년 때보다 오히려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7년에 이르러서야 2012년 매출을 겨우 넘긴 것이다. 2012년 이후 5년만의 일이다.

지난해 매출은 1492조 원. 2017년 매출을 성장이라고 보기엔 미약했다. 2012년 대비 2017년 매출 증가율은 겨우 0.7%에 그쳤다. 1% 성장도 이뤄내지 못했다. 그나마 이것도 삼성전자 덕분에 가능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2017년(1330조 원) 매출 체격은 2012년(1341조 원) 때보다 뒷걸음질쳤다.

국내 1000대 상장사는 지난 2011년 1419조 원 매출을 달성한 이후 7년 동안 1500조 원대 문턱을 한 번도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상장 기업들이 외형 성장 정체기라는 긴 터널 속에 진입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매출 둔화 현상은 1조 클럽 기업 수 변동과도 무관치 않았다. 조사 대상 국내 1000대 상장사 중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 숫자는 지난 1996년과 1997년에는 각각 69곳, 74곳이었다. 이후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2001년에는 107곳으로 처음으로 100곳을 넘어섰다. 지난 2012년에는 192곳까지 늘어났다. IMF 외환위기 시대에 진입한 1997년 때와 비교하면 1조 클럽 기업 숫자는 118곳이나 폭증한 것이다. 하지만 2017년 1조 클럽은 187곳으로 2012년 때보다 오히려 5곳 줄어들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소장은 “국내 1000대 상장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출 주도형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매출 규모가 2011년 이후 7년 동안 1400조 원대에 머물러 있는 것은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으로는 한국 경제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성장 엔진 동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때문에 예전과 다른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거나 4차 혁명시대에 걸맞는 신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등의 선제적 조치 등을 적극적으로 마련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성장 둔화의 깊은 골짜기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 1000대 상장사는 각 년도 매출액 순이다.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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