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용
▲ⓒ우석용

걸음이 있다

시절의 썰렁함이 더해져 영하 12도에 모든 것이 얼어 버렸다
겨울을 역행하던 시간도, 그 흐름도
내일로 불어가던 바람도, 그 기세도
추위를 견뎌내던 바위도, 그 향기도
하늘로 피어오르던 무지개의 그 순정한 꿈조차도
희망의 정거장에 닿기도 전에
허공에서 하얗게 멈추어 서 있다
어두워지고 다시 밝아져도
대지 위에 얼어 붙은 그림자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겨울의 마법을 부추기는듯 휘돌아가는 된바람의 거친 숨소리가
두려운 밤을 울린다
밤의 저편에서 하얗게 몰아치는 절망을 뚫고
더운 입김을 내쉬며 다가오는
걸음이 있다

20170123월 우석용

 

[SR(에스알)타임스 우석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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