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 한쪽 면만 보고 강행한다. ⓒpixabay
▲무슨 일이든 한쪽 면만 보고 강행한다. ⓒpixabay

 

- 한쪽 면만 보며 일방의 여론으로 강행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면 또 다른 정책을 밀어부치는 악순환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켜보면 중요한 정책들을 참 쉽게 결정한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국민들이나 관련된 사람들, 당사자들의 의견을 묻거나 부작용에 대한 검토과정이 없이 무조건 밀어부친다는 생각이다. 무슨 일이든 한쪽 면만 보며 일방의 여론을 등에 업고 강행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면 또 다른 정책을 억지로 밀어부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1 최저임금 인상

최저임금인상의 경우 단번에 16.4%나 인상했다. 영세업자일수록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애로사항을 호소하자 돌아온 반응은 “최저임금도 줄 형편이 안되면 문을 닫으라”는 것이었다. 사실 적지 않은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았다. 주위에서도 알바생들이나 식당아줌마들 월급 올려줄 여력이 없다며 문을 닫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실업자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다.

14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에 실린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최저임금도 못 받는 저소득 근로자의 임금을 더 줄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는 늘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간 월평균 급여차도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2 카드수수료 인하

편의점 등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인상으로 어렵다고 하자 정부는 카드 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했다. 인하폭 만큼을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도록 하였다, 덕분에 24만 명가량의 자영업자가 연간 214만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자영업자들은 ‘대통령님 고맙습니다’라고 적은 플래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그만큼 카드사들에게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금융위원회도 12일 카드사들이 연간 7,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는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그러나 카드업계 측은 1조9,000억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당연히 카드사들은 수익악화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한다. 특히 설계사, 콜센터 인력, 채권 추심 인력, 카드 발송 인력 등 파견직, 비정규직들이 구조조정 대상 일순위이다.

소비자들에게도 무이자할부같은 각종 서비스가 사라진다. 그만큼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하여 카드사 직원들의 일자리를 내던진 꼴이라고나 할까.

 

# 재산세 양도세 취득세 종부세

집값이 올라간다고 하자 정부는 세금폭탄을 투하하였다. 기존의 재산세를 올리는 것은 물론, 종합부동산세도 많이 높였다.

평생 한 집에서 살며 부모 모시고, 자식 키우는 사람들이 갑자기 투기꾼으로 몰려 올라간 세금을 내느라 털리고 있다. 전문직 고소득자나 부유층은 요즘엔 아무리 돈을 벌어도 집을 사지 않는다. 집을 사면 당장 국세청에서 세무조사가 나온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 명의로 1억원이 넘는 수입 외제차를 타고, 전세를 산다. 재산세 취득세 양도세 종부세같은 세금 전혀 안낸다.

그 결과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 거래가 줄어든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755건(거래일 기준)을 기록해 10월(2830건)보다 73%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138건)과 비교하면 90%가량 줄었다.

거래가 줄어드니 집값도 떨어진다. 서울이든 지방이든 집을 갖고 있으면 내는 세금이 얼마나 많은데 어느 바보가 집을 사겠는가. 집값이 올라가면 정부가 세금폭탄을 또 떨어뜨린다. 집값은 올라갈 수가 없으므로 당연히 사려는 사람도 없고 거래량도 줄어든다. 급매물도 안 팔린다고 경제지들은 보도한다. 아파트가 안 팔리니 다음 순서는 건설사들의 구조조정이다.

올해 직원을 2,000명 줄인 삼성물산은 4년차 이상인 사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접수한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희망퇴직을 받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말이 구조조정이지 살상은 많은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대량해고이다. 지방에 빌라를 지어 파는 중소건설업체들이나 인테리어, 가구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다. 이들은 힘들다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려지고 있다.

 

최저임금인상, 카드수수료 인하, 주택관련 세금 인상 등 모두 정부가 여론의 힘을 등에 지고 쉽게쉽게 결정한 정책들이다. 정치인들이 공무원 시켜서 문서를 만들라고 하고, 다시 정치인들이 결재한 것들이다. 

시원한 생맥주를 단숨에 들이키듯 당장은 속이 시원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도 그런 정도의 일은 할 줄 알았다. 몰라서 못한 것도, 게을러서 안 한것도 아니었다. 세상 일이 그처럼 쉽게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무슨일을 할 때든 사람들이 좀 더 깊이있게 생각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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