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전자
▲삼성전자 ⓒ삼성전자

- 10일, 4만200원으로 장 마감...액면분할 기준 금액(5만3,000원)에서 24.15% 하락한 수준

 

[SR(에스알)타임스 김귀순 기자] 10일 코스피가 미국발 악재로 또 다시 하락장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4만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0일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4만950원) 1.83% 하락한 4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액면분할 기준 금액(5만3,000원)에서 24.15% 하락한 수준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장중 2.32% 하락한 4만원을 기록하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10일, 4만2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삼성전자 증권정보 ⓒ네이버
▲10일, 4만2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삼성전자 증권정보 ⓒ네이버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후 ‘국민주’로 변신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주가는 4만원선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질적으로 '4만 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위태로워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31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50대1의 액면분할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결의했다. 그후 4월 30일부터 3거래일간 액면분할을 위한 거래 정지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5,000원인 삼성전자 주식 액면가는 100원으로 낮아졌다. 액면분할 이벤트로 거래가 중단되기 직전 거래일인 4월 27일 265만원(액면분할 기준 5만3,000원)이었으나 거래가 재개된 첫날인 5월 4일 5만1,900원으로 떨어진 바 있다. 액면분할 후 당시 삼성전자 보통주식 총수는 1억2,838만주에서  50배인 64억1,932만주로 늘었다.

액면분할이란 납입자본금의 증감 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격을 일정 비율로 분할하여 발행주식의 총 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은 어떤 주식의 시장 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형성되어 주식 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 발행이 어려운 경우 등에 행해진다. 이런 경우 액면분할을 함으로써 주당 가격을 낮추어 주식 거래를 촉진할 수 있다. 보통 액면분할을 하면 유통 주식이 늘어나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편이다.

주식 한 주당 가격이 5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 11월 27일 발표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말(3분기 분기보고서) 현재 삼성전자 주주는 66만7,149명(전체 주주의 99.98%)에 달했다. 삼성전자 주주는 3월 말 24만1천513명에서 액면분할 영향으로 6월말 62만7,644명으로 39만명 급증했다. 3분기에도 약 4만명 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액주주는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 1에 미달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로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다.

주주 수로만 봤을 때는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통해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는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국 기업의 주가는 액면분할이라는 이슈보다는 업황과 실적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이익 성장 둔화 우려가 주가하락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 동안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수혜로 고공행진하던 삼성전자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지속할 수 없다는 인식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연초부터 불거진 반도체 시장 고점 논란은 삼성전자 주가 부진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 메모리인 DDR4 8Gb 제품의 지난달 말 고정거래가격은 7.1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월(7.31달러)보다 1.64% 하락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D램 가격은 7.31달러로 전월(8.19달러) 대비 10.74%나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달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2019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매출이 총 4,901억달러로 올해(4,779억달러)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반도체 매출을 올해 대비 5.2% 늘어난 5,020억달러로 추산했던 지난 8월 보고서보다 하향 조정됐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매출은 올해 33.2% 증가한 뒤 내년에는 0.3% 감소해 역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서 ‘국민주’에 몰린 개미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액면분할 이후 몸값이 낮아진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매집한 개미들이 손실을 안게 된 것이다. 반면 외국인은 올해 삼성전자 물량을 대거 털어냈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7조2,57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순매수액 2위를 기록한 셀트리온헬스케어(1조6,578억원)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이 사들였다. 이에 반해 외국인은 올 들어 삼성전자를 4조7,08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의 기승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올 들어 삼성전자 공매도량은 7,786만4,729주로 코스피시장에서 공매도 순위 2위를 기록하며 공매도 세력의 집중타깃이 됐다. 작년 한 해 동안 삼성전자 공매도량은 277만1,219주로, 공매도 순위는 159위에 불과했다. 1년만에 공매도량이 약 28배 폭증한 것이다. 

공매도란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라는 뜻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이나 채권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해당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되기 때문에, 약세장이 예상되는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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