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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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나는 깨어 있었다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의 순간에도
슬픔이 새벽처럼 스며오던 순간에도
독한 술에 취해 붉은 거리를 걷던 그 순간에도
나는 오롯이 깨어 있었다

할 일이 없어 하릴 없이 숨만 쉬는
그 순간에도 나는 깨어 있었다
청거북이 금붕어의 꼬리와 내장을 갉아 먹던
그 평온의 순간에도 나는 깨어 있었다
붉은 거리를 떠돌던 마비된 영혼들이
푸르게 스러져 가는 그 새벽 어스름에도
나는 깨어 있었다

순수한 미소를 가진 그 남자가
자신에게 묻은 조그만 티끌을 떨쳐내지 못하고
밝음을 향해 비상하던 그 날에도
나는 깨어 있었다

나는 깨어서
깨어 있어서 무엇을 하나
밝음이 시작되는 이 새벽에도
나는 항상 깨어 있다

삶이라는 강은
어디로 흐르고 있을까

20180725수 07:30

 

 

[SR(에스알)타임스 우석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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