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본관
▲한국은행 본관

-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으므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해 나갈 것"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린 뒤 사상 최장기간 동결했다. 그러다 지난 해 11월에 0.25%포인트 올렸다. 6년 5개월 만의 금리인상이었다.

 

한은이 1년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경기전망에 대한 조심스런 낙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배포한 설명 자료에서 "세계경제는 3분기중 성장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대체로 양호한 성장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시장에 대해서도 "주요국 주가가 하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었으나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은 다소 완화되었다"고 낙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

국내경제에 관해서는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되었으나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소폭 늘어나는 등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 10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하여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이어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1%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가계대출은 10월 들어 증가규모가 확대되었으며, 주택가격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되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향후 성장과 물가를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한은의 11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올들어 집값 등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을 중심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라는 요구가 강했다. 또 정부 내에서도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한은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발생하는 금리격차로 외국인 자본이 탈출한다는 제기되었다.

 

한은은 그동안 연내 금리 인상 신호를 시장에 보내왔다. 이주열 총재는 10월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도 사실상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였다. 이 총재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대외 리스크 요인이 성장, 물가 등 거시 경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금융 불균형을 완화하고 정책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그러나 경기부진과 고용부진 사태의 지속, 미중 무역전쟁 등 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자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못한 상태였다. 특히 지난달 통계청 발표에서도 경기부진이 확인되자 금리인상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부동산 가격도 하락으로 반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경기 하강기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결과 시중 유동성을 조이게 됐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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